피할 수 없는 숙제…계속사업 승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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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할 수 없는 숙제…계속사업 승계
  • 김인호 기자
  • 승인 2021.09.09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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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선출직공직자에게 바란다 <6편>

내년 7월 1일이면 열정의 아이콘 정상혁 군수가 일선에서 퇴임하고 새 수장을 맞이한다. 재임 중 긍정 평가는 차치하겠다. 내년 6월 1일 실시될 지방선거를 통해 선택될 차기 군수가 뚜렷한 비전과 목표를 가지고 각별히 신경 써야 할 보은군 현안이나 논란을 낳은 사업들에 대해 짚어보는 여섯 번째 순서. 이번 호에서는 속리산 케이블카와 정이품송공원에 대해 알아본다.

속리산 케이블카 추진 17년째
속리산 관광 활성화를 위해 2004년부터 추진해온 속리산 케이블카 설치사업이 2018년 12월 기본계획 수립 이후 더는 못 나아가고 있다. 군에 따르면 환경부가 보은군의 관련 협의 신청을 받아 주지 않기 때문에 사업 추진이 멈춰 있다.
군은 “환경부가 협의를 해주면 이 사업을 즉시 추진하겠다”는 계획이지만 환경부 승인 외에도 법주사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도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케이블카 노선은 유네스코 유산지역과 완충구역 등을 침범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환경단체도 넘어야 할 산이다. 보은군은 그러나 “하나의 국립공원에는 하나의 케이블카를 설치해야 한다는 환경부 방침에 따라 케이블카 설치사업을 다른 지자체보다 선점한다”는 생각이다.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용역에 따르면 보은군은 애초 구상한 법주사 다비장∼문장대(3.69㎞), 봉곡암∼문장대(3.6㎞) 노선 외에 청소년야영장∼소천왕봉(3.55㎞), 청소년야영장∼두루봉(3.48㎞) 노선을 새로 마련했다. 비용 대비 편익(B/C)은 모두 ‘1’ 이상 나와 경제성은 충분한 것으로 조사됐다. 법주사는 케이블카 탑승장을 매표소 주변에 설치해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다비장∼문장대, 봉곡암∼문장대 노선은 사적 503호 및 명승 61호로 지정된 법주사 주변을 지나는 탓에 세계유산 경관 훼손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노선이 정해져도 환경부와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협의가 있어야 한다. 환경부는 지난 2011년 설악산 양양, 한려해상 사천, 지리산 구례.남원 등 7곳을 우선시범사업 검토 대상지로 선정했는데 사천바다케이블카를 제외한 국립공원 내 후보지 6곳은 모두 추진이 불투명한 상태다. 그나마 진척을 보이던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사업은 환경 파괴와 관광 활성화 주장이 충돌하고 있다.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사업은 2015년 8월 조건부 허가가 났으나, 산양 서식지 파괴 논란 등이 이어지며 본궤도에 오르지 못했다. 환경부는 2019년 환경에 부정적이란 이유를 들어 제동을 걸었고, 지난해 행정심판에서 양양군이 이기면서 사업이 진행되는 듯했다. 그러나 환경부가 환경영향평가 재보완을 요구하며 양양군이 원주지방환경청을 대상으로 행정심판을 또 청구하는 등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보은군이 어려운 관문을 뚫고 속리산국립공원에 케이블카를 놓을 수 있을지 주목을 받고 있다. 현재로선 이 사업 또한 차기로 넘어갈 공산이 아주 크다.

공모사업, 꼼꼼히 따져봐야
훈민정음을 주요 테마로 역사와 문화를 연계한 훈민정음마당이 관광 명소화가 될 것이란 기대 속에 2018년 11월 문을 열었다. 보은군이 공모 선정으로 국비 55억원을 확보, 세조와 정이품송, 훈민정음 창제 주역인 신미대사를 주요 테마로 천연기념물 정이품송 맞은편 달천변(약 3만㎡)에 조성했다. 이후 편의시설 부재에 따른 부대시설 건축으로 군비 21억원이 투입됐다. 명칭도 훈민정음마당에서 정이품송공원으로 바뀌었다.
그런데 오작교라는 공원 진입로가 있음에도 도로에서 이 교량이 잘 보이지 않아 입구를 찾기 힘들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군에 따르면 당초 오작교 위치는 정이품송 하류쪽에 위치했으나 정이품송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문제의 소지가 있어 상부로 방향을 틀었다. 그렇다 보니 진입로 공간이 좁아졌다. 진입로를 찾기 힘든 상황이 나타났다.
군은 공모사업을 통해 진입로 추가와 조명시설 설치, 포토존 외에도 어린이놀이터와 체험시설까지 들일 계획을 구상하고 있다. 이 중 진입로와 조명, 포토존 사업은 공모에 선정됐다는 전언이다. 군은 “정이품송공원 활성화 사업으로 교량 설치와 조명시설, 포토존 설치를 계획하고 있다. 사업비는 56억원(도와 군 5대5). 현재 기본설계용역 중에 있다”고 했다. 군은 어린이놀이시설과 체험시설도 공모 선정을 기대하고 있다.
공모사업으로 시작한 정이품송사업에서 공모사업의 한 단면을 엿볼 수 있다. 공모사업은 단기간에 끝나는 사업이라기보다 계속사업이 대다수다. 또 공모사업을 통해 국도비를 확보할 수 있지만 매칭으로 인해 군비투입이 불가피하다. 재정이 풍부한 지자체가 아니고서는 공모사업을 마냥 반길 수만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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