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차도 나섰고 군부대원들은 물짐을 지고 일일이 고추포기마다 물을 주기도 햇다. 건설회사는 중장비를 지원하고 양수기를 지원하고 발전기를 지원하고 속리산 숙박업소도 수도꼭지를 일일이 틀어놓았었고, 출향인들도 고향 농민들의 타는 가슴을 달래주었고 각 단체에서도 가뭄 극복에 동참했고 공무원들도 농민 못지 않았다.
어깨가 아픈 것도 잊을 수밖에 없었고 하루 일을 하지 않음으로 인해 손해를 보는 생각도 할 겨를이 없었고 기름값이 많이 들어가도 그것은 모두가 자신들이 감당해야 할 몫이었다. 왜냐하면 모를 내지 못해서, 또는 물을 먹지 못한 농작물이 말라죽는 것을 보고있어야만 하는 농민들의 가슴보다야 피해가 덜할 것이기 때문이다.
오로지 모두가 타들어가는 농작물에 어떻게 해서라도 물을 줘야 한다는 일념에 자기 자신의 이익은 잠시 접어둬야 했다. 그렇게 전 군민이 하나가 되었다. 좋은 일이 있어도 내색을 하지 못했고 관광을 가는 것도 잠시 접어둬야할 정도였다. 우리는 3달을 가뭄 극복에 매달렸다.
언제 또 전 군민이 하나가 된 적이 있었던가 싶게 똘똘 뭉쳤다. 뭉치지 보다는 방관자적인 입장에서 상대방을 헐뜯고 동참하지 않은 채 비판만 일삼았던 것이 보은군에서 살고있는 군민들의 성향인 것으로 알았다.
그래서 우리 지역만 뒤쳐지는 것 같았고 우리 지역만 침체되고 있는 것 같은 패배의식에 사로잡혀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내 탓보다는 남 탓부터 했던 것도 그 까닭이다. 하지만 이번 가뭄극복을 위해 군민이 똘똘 뭉친 것을 보니 결코 그렇지 않다는 것.
앞으로는 지역을 위해 이번과 같이 똘똘 뭉치자. 시작하기도 전에 그것 되겠어 하는 식으로 비관적으로 생각하기 보다는 한 번 해보자는 식으로 긍정적으로 모두가 나서자. 주체의식을 갖고 소속감을 갖고 지역을 위해 나도 일을 한다는 자부심을 갖고 동참해보자.
산적한 숙원사업이 많다. 마을안길 포장이나 진입로 포장 등과 같은 지역적인 일 말고 전체 보은군을 위해 해야할 일이 많다. 동학 기념공원 조성 사업, 말도 많고 탈도 많고 언제 할지도 모르는 세계 태권도 공원 유치 사업, 황금곳간 쌀을 명품으로 만드는 일, 채소, 과일, 축산물을 고품질로 만드는 일, 속리산 관광지를 일류 관광지로 품격을 올리는 일, 깨끗한 환경을 보존하는 일 등 군민 구성원 모두가 나서야 가능한 일이다.
결국 군민 모두가 해결해야할 숙제인 것이다. 비록 인구는 자꾸 줄어들고 있지만 남아있는 사람들이 똘똘 뭉쳐 일류 자치단체로 만드는 저력을 이번 기회에 보여주자.
<그래도 보은을 사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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