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네의 열대야 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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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네의 열대야 나기
  • 최동철
  • 승인 2021.07.22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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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온다습한 날씨가 이어지는 요즘이다. 어제는 삼복(三伏)가운데 중간에 드는 중복이었고, 오늘은 ‘연중 가장 무덥다’는 대서(大暑)다. 기상청에서는 2018년과 같은 극한의 폭염까지는 아니더라도 ‘역대급 더위’가 7월 하순까지 재현될 가능성을 조심스레 제기한다.

 연일 30도를 웃도는 폭염날씨는 늦장마까지 겹쳐 습도마저 높다. 여기에 대기권에 뜨거운 열기가 갇히는 열돔 현상까지 발생하면 체감온도는 35도 이상이 된다. 밤사이 열대야로 이어진다. 열대야는 오후6시1분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최저기온이 25도 이상 유지될 때다.

 숙면의 이상 조건이 18도 내지 20도인 것을 감안하면 열대야는 숙면을 방해한다. 숙면하지 못하면 특히, 노인들에게 있어 면역체계가 무너진다. 면역력이 떨어지면 요즘 같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만연한 상황에선 위태롭다.

 고로 보은군내 1만여 명의 노인들은 어떡하든 열대야를 이겨내고 숙면하여 면역력을 높이는 방법을 찾아 실천해야만 한다. 폭염 속에서도 편안히 쾌적한 잠을 자려면 체온관리를 잘해야 한다.

 사람 몸은 활동하는 낮 사이 올렸던 체온을 밤이 오면 서서히 식히면서 수면 모드에 들어간다. 몸 속 생체 시계가 어둠을 인지하고 수면을 유도하는 멜라토닌 분비를 촉발하면서 잠에 빠져들게 한다.

 하지만 외부 온도가 25도 이상이면 체온이 떨어지지 않는다. 여기에 습도까지 겹친 기분 나쁠 정도의 끕끕한 주위 환경이 되면 오히려 각성상태가 된다. 멜라토닌 분비가 줄고 오던 잠은 줄행랑을 치며 밤새 뒤척이는 열대야 불면증에 허덕거리게 된다.

 더구나 노화진행으로 인해 신진대사가 원활치 않은 노인들은 땀을 잘 배출시키지 못해 체온조절도 잘 하지 못한다. 물을 마셔도 체내 수분 저장능력이 떨어져 쉽게 탈수 증상이 온다. 수분이 부족하면 몸 곳곳에 영양분을 전달하는 혈액 순환이 나빠진다.

 열사병 등 온열질환과 뇌졸중 등 심혈관질환의 위험도가 올라간다. 질병관리청의 최근 5년 간 자료에 따르면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는 100명이다. 올해도 지난 6월 대구와 지난 주 강원도 정선 등에서 폭염사망자가 발생했다. 사망자 대부분이 노인들이다.

 열대야 현상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미지근한 물을 가까이 해야 한다. 덥더라도 냉수보다 미지근한 물을 마신다. 덥다며 몸에 찬물을 끼얹으면 차가워진 몸을 다시 덥히려는 생리 반응 때문에 오히려 체온이 올라간다. 잠도 도망간다. 샤워도 미지근한 물로 해야 하는 이유다.

 어쨌거나 보은지역 1만여 노인들의 지혜로운 여름나기가 실천돼야 하는 위중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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