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예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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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예찬
  • 최동철
  • 승인 2021.06.03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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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은군 내, 만 19세 이상 거주자 498명에게 노후 준비를 하고 있느냐고 물었다. 절반이 넘는 54.1%가 ‘준비할 능력이 없다’고 답했다. 그밖에 앞으로 준비할 계획 19.4%, 자녀에게 의탁 7.3%, 아직 생각하지 않고 있다 18.9%로 나타났다.(2020보은군사회조사)

 노후 준비를 안(못) 하는 이유 중, ‘준비할 능력이 없다’고 가장 많이 자포자기 하 듯 답한 연령대는 65세 이상 노인들이다. 그들 339명 중 71%가 그렇게 답했다. 자녀에게 의탁하겠다는 응답률도 연령대를 통틀어 제일 높게 표현됐다.

 노후준비는 학력이 낮을수록 고학력자에 비해 더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을 전혀 받지 않은 세대 중 79.6%, 초등학교 졸업 세대 중 63.6%, 중학교 졸업 세대 중 62.3%가 노후준비능력이 없다고 답했다. 반면 고졸 33.5%, 대졸 32.3%로 나타나 상대적으로 낮았다.

 65세 이상 노인들의 어린 시절은 국가가 가난해 먹고살기에도 급급했던 때였다. ‘보릿고개’라 일컫던 시절이기도 해서 농사만으론 모든 자녀의 교육을 시킬 수 없었다. 입을 줄이기 위해 딸들은 옷가지만 챙겨 도시로 떠나야 했고 아들 중에서도 몇몇만 학교에 다닐 수 있었다.

 그러한 결과가 오늘날 노후준비 여력의 여부로 표현되고 있다. 농사 등 단순 육체적 일에 종사했던 이들과, 직장이나 사업 등을 해온 이들로 나뉜다. 남자에 비해 여성이 ‘노후 준비할 능력이 없다’고 답한 비율이 높은 이유다. 결국 연금 수혜자냐, 아니냐가 노후대책 관건이다.

 공직이나 사기업 등에서 직장생활을 했던 이들 대부분은 62세 정도면 국민연금을 수령한다. 법정나이인 만65세가 되면 30만원의 기초연금을 수급한다. 하지만 이 돈 정도로는 노후 생활대비 턱없이 부족하다. 플러스알파가 더해져야 비로소 노후준비가 될 터인데 그러지 못하다.

 최근 각종 통계자료들을 보면 이따금씩 외식과 여행, 취미 등 여유로운 노후의 삶을 누리기 위해서는 한 달에 400만 원 정도가 있어야 한다. 물론 이 금액은 도시 생활하는 노인들 이야기다. 농촌에서 궁핍하지 않은 정도 노후의 삶은 아마 200만 원 내외 정도일 것이다.

 문제는 농촌에 거주하는 65세 이상 노인들 중, 기초노령연금 외 국민연금 등 타 수입액이  없는 경우 기백만 원의 돈은 ‘꿈과 같은 액수’라는 데 있다. 주변 노인들 대부분 기초노령연금 외 간간이 자식들이 보내주는 용돈 정도의 수입으로만 생활을 영위하는 경우가 많다.

 허기야 그 돈마저 아껴 생활하는 노인들이다. 그러다보니 여유롭거나 문화적으로 풍족한 노후의 삶이 결코 될 수는 없다. 그렇다고 비참하거나 비굴한 삶 또한 아니다. 굳이 정의한다면 ‘굶주림 없는 떳떳하고 검소하고 편안한 삶’이라 할 수 있다.
 눈, 비바람 피할 수 있는 지붕아래, 발 뻗고 잠자고, 마실 물 한 사발에 내일 아침 먹을 양식 있다면 노후의 아늑한 삶이 아닐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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