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15일 가정의 날’에 부쳐
상태바
‘5월15일 가정의 날’에 부쳐
  • 최동철
  • 승인 2021.05.13 09: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487>

 가정은 사회공동체를 구성하는 결속력이 강한 인간생활의 기초단위다. 부모와 자식이라는 혈연적 가족관계로 구성된 가정은 굳이 조선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지 않더라도 우리나라에선 천륜이라 여겨진다.

 여기에 유교적 ‘효’사상이 더해진다. 부모형제 사이에서 ‘효’는 마땅히 지켜야 할 절대적 규범이다. 고로 불효막심은 그 어떤 죄보다 더 무거운 형벌을 감수해야 했다. 불효는 임금에 대한 ‘불충’과 인식을 같이 했다.

 따라서 당시는 부모가 돌아가시면 3년 동안 상복을 입었다. 따뜻한 방에서 자지 않았고, 기름진 음식을 먹지 않았다. 부부 사이에도 잠자리를 함께 하지 않았다. 당시 양반이나 선비들에겐 당연한 도리로 여겨졌다. 미풍이라고 단정할 수만은 없지만 가정의 근간이기는 했다. 

 우리사회에 자본주의적 폐단인 물질만능과 개인주의가 만연하기 전만해도 우리의 가정은 3대가 모여 사는 대가족이 대세였다. 그래서 부모에게 별고가 생기더라도 자녀들은 조부모나 백숙부가 나서 양육과 교육 등을 책임지는 게 당연시 됐다. 오늘날 같이 내팽겨 쳐지지 않았다.
   
 요즘 사회부문 보도를 보면 가정 붕괴로 인한 청소년 문제가 점차 부각되고 있다. 미국 내 중대범죄 중 절반 이상이 청소년 소행으로 그처럼 되어가고 있다. 또래 친구를 집단폭행하여 옥상에서 뛰어내리게 하거나, 여학생이 또래 학생을 짓밟는 장면이 SNS로 생중계된다.

 청소년 전문가들은 청소년 문제의 가장 큰 원인으로 ‘가정 붕괴’를 꼽는다. 가정에서 바른 교육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학교 내 인성교육은 의미가 없다는 주장이다. 가정 붕괴를 가족 해체라고도 한다. 가장의 죽음, 이혼, 별거, 가출, 불효, 유기 등에 의해 가족 구성원을 상실함으로써 가족 구조가 말살되는 것이다.

 2020년 보은군 사회조사결과보고서의 군내 가족 형태를 보면 응답자 중 45.5%가 ‘부부만 산다’였다. 거개가 자녀들은 출가해 다른 곳에서 살고 있다. 부부와 자녀가 같이 살고 있는 경우는 25.6%였다. 3대가 한 지붕 아래 사는 경우도 16.9%나 됐다. 1인가구도 11.4%였다.

 부모와 함께 살고 싶은 이유에 대해서는 56.6%가 ‘부모에 대한 당연한 의무’라고 답했다. 다만 50대가 83.7%, 40대 75.1%였던 반면, 30대는 22% 만이 그렇게 생각했다. 70대 이상의 고령노인을 부모로 둔 세대만이 ‘효’라는 개념이 작동하는 듯하다.

 자녀 위주의 물건 구입 및 여가생활에 대한 조사 결과는 의외다. 자녀 의견보다 내가 먼저라는 응답이 40.7%였다. 자녀 위주로는 39.2%다. 큰 차이는 아니지만 중국의 사회문제화 되고 있는 ‘소황제’와 대비된다. 자녀 교육을 위해 희생할 수 있다는 응답도 45.4%로, 않겠다(25.7%)보다 높았다. 보은군민의 가정은 다행스럽게도 아직 걱정할 단계는 아닌 듯싶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