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쟁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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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쟁이들
  • 최동철
  • 승인 2021.04.29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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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년 6월1일 치러질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보은군수에 선출되려는 야망을 가진 이들이 적잖다. 지난 주 보은신문에 게재된 군수후보들은 무려 9명이다. 아마도 막강 독주해왔던 3선 정상혁 군수가 지방자치법 제87조 ‘계속 재임은 3기에 한한다.’에 의거, 출마할 수 없다는 점이 작용했을 터다.

 이는 보은군수 자리가 마치 무주공산처럼 되어 버렸다는 의미일 것이다. 옛말에 임자 없는 감투는 재빨리 주워 머리에 쓰는 이가 주인이 될 공산이 크다고 했다. 호랑이 없는 산에는 여우나 토끼처럼 꾀 많고 지혜롭고 약삭빠른 동물이 우직한 곰에 앞서 왕 노릇 한다는 동서고금을 통한 동화도 있다. 그러나 이들 대부분은 아직 타천에 불과할 것이다.

 그렇지만 출마한다는 자들 중 얼굴사진과 경력 등을 보고 있으면 한 생각에 빠진다. 과연 기우일까. 이들 중 자신의 이득을 취하려고 상대방을 기만했던 거짓말쟁이는 과연 없을 것인가. 어느 누가 타고난 거짓말쟁이인가. 악의적인 것에 대비되는 선하고 착한 거짓말은 누가 더 잘 할까 등등이다. 허기야 빨갛든 하얗든 거짓말은 같은 거짓말일 수밖에 없다.

 영국인 이언 레슬리가 쓴 책 ‘타고난 거짓말쟁이들(북로드 간)’은 ‘하루 단 한 번도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고 말하는 당신은 거짓말쟁이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모두가 비난하면서도 단 하루도 못 참는 게 바로 거짓말이다. 배우지 않고도 거짓말 하는 아이들처럼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죽을 때까지 매일 거짓말을 한다고 주장한다.

 요즘 우리 사회를 보면 거짓말쟁이들로 넘쳐난다. 지난 보궐선거에서 출마자들의 진실공방이 펼쳐진 것만 봐도 그렇다. 먹고 남긴 음식물을 재사용했다는 유명 식당, 소비자를 속인 기업 , 과거 학교폭력에 대한 거짓해명, 한 정치인과 잠을 잤네 안 잤네 하는 해명식 논쟁, 아니면 말고 식의 마구잡이 고소고발 등 따지고 보면 결국 모두가 ‘상대의 거짓말’에서 비롯됐다.

 거짓말쟁이는 항상 내가 아닌 상대방이다. 유권자가 정치인은 공약을 지키지 않는 거짓말쟁이라고 하는 것과 같다. 연인 간의 사랑싸움도 상대방 거짓말 논쟁에서 시작한다. 내가 거짓말을 했다고 인정하면 극단으로 치닫지 않는다. 인정하는 것은 사과할 수 있다. 최근 보은농협 사태도 알고 보면 진실공방이다.

 좌우지간 군수후보 예정자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그들이 거짓말쟁이인지의 여부는 현재로선 도무지 알 턱이 없다. 거짓말이란 것이 거짓을 말하겠다는 의도를 갖고 거짓 내용을 구사해 상대방이 그것을 믿고 그릇된 판단을 해야 만이 성립하는 것이기 때문일 것이다.

 만약 그들 중 악의의 거짓말쟁이가 있다면 선거 때의 요즘 사회상이 보여주듯 공론화가 제기될 것이다. 그리되면 진실공방의 해명과 주장이 오갈 것이고 고소고발로 비화될 수 있다. 그리고 용납할 수 있는 거짓말쟁이인지 아닌지의 판단은 오로지 유권자의 몫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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