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 평화의소녀상'을 다시 돌아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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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은 평화의소녀상'을 다시 돌아보다
  • 김낙경 (보은군 공동주택협의회 회장)
  • 승인 2021.03.18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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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낙경 (보은군 공동주택협의회 회장)
김낙경 (보은군 공동주택협의회 회장)

우리 곁에 있지만 한동안 잊고 있었던 ‘보은 평화의소녀상’을 2021년에 다시 돌아본다. 2017년 1월에 보은군 통합사회단체협의회(전 충북 ‘민사연’ 보은군지회)에서 처음 건립제안이 있었고 3월에 본격추진 결의 후 4월부터 성금모금을 시작하여 약 6개월 동안 순수 군민성금 1억여 원을 모아 10월 뱃들공원에 대추축제 개막식 날 건립하였다.

 건립제안 기반은 정상혁 군수가 자매결연도시인 미국 LA 글렌데일시에 해외 최초이자 미국 땅 최초로 ‘평화의소녀상’ 건립에 대한 공헌과 이로 인해 2016년 미국 한인동포사회로부터 ‘자랑스런 한국인상’을 수상하며 비로소 우리군에 알려지게 된 것을 계기삼아 필자의 제안으로 우리군에도 건립해야 한다는 당위성을 제기한 것이다.
 당시는 일본의 역사왜곡에 대한 대응과 역사적 교훈의 전승이라는 국민적 공감에 따라 소녀상 건립이 소리 없이 들불처럼 번지던 때다.

 그리하여 추진위원회를 별도 발족하고 전국의 타 자치단체 건립사례를 파악하며 현장을 답사하는 등 위원들의 헌신적 노력과 준비를 통하여 우리군의 실정에 맞는 활동계획을 펼쳐낸 결과 전국 ‘평화의 소녀상’ 건립사상 시·군 단위 자치단체 통틀어 불과 6개월 동안 1억여 원의 주민성금으로 단기간에 건립한 일은 그 당시는 물론이고 현재까지도 전무후무한 사례였다.

 이는 당시 123년전 보은동학농민운동 이후 군민을 결집시킨 자발적 참여운동으로서 우리군 역사상 길이 남을 쾌거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추진위원들의 노력과 특히 추진위원장과 상임대표를 맡은 분들의 헌신적 노력과 열정이 있었기에 가능하였으며, 무엇보다 군민들의 역사의식과 참여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렇게 그해 대추축제 개막일에 위안부 피해자인 이옥선 할머니와 미국의회에서 HR121 ‘일본군 성범죄 사죄 결의안’을 주도하여 통과시킨 마이크 혼다 전 하원의원이 참석하는 등 역사적인 건립을 하였고, 우리는 이 자리에서 소녀상의 교훈을 결코 잊지 않으리라 다짐한 바 있다.

 그런데 최근 미국 하버드대 친일본성향의 마크 램지어 교수의 논문 파장을 접하면서 우리들이 그동안 평화의 소녀상 건립의미를 잠시 잊고 안주했던 것은 아닌지 다시 돌아본다.

 램지어 교수는 ‘태평양 전쟁에서의 매춘 계약’이라는 논문을 통해 일본군 위안부를 자발적 매춘부라고 주장했다. 이는 증거제시 없이 왜곡된 해석과 묘사 등으로 국내는 물론 미국 및 국제 학계에서도 비판과 논문철회 요구가 잇따르고 있고, 미국 국무부도 “당시 일본군에 의한 성적 목적의 여성 인신매매는 지독한 인권침해”라고 못 박았다. 

 램지어는 일본우익의 대변자로 일본앞잡이 노릇을 하는 자다. 봇물처럼 터지는 자신의 논문비판에 대해 제3자에게 평가를 넘기겠다는 비겁한 궤변으로 발을 빼려한다. 이런 저질 논문 파장을 보며 곡학아세(曲學阿世)라는 말이 떠오른다. “배운 바를 올바로 펼치기보다 진리에 어긋난 학문으로 세상 사람에 아첨한다”는 뜻으로서, 일본의 지원을 받아 일본에 아첨하는 모습이다. 중국격언에 욕개미창 월말월흑(欲蓋彌彰 越抹越黑)이라는 말이 있다. “(진실을)감추려 할수록 드러나고 닦을수록 검어진다.”는 의미다. 이는 중국 왕이 외교부장이 2014년 ‘다보스포럼’에서 일본의 역사왜곡을 빗대 표현한 말이다. 이렇듯 일본의 집요하고도 장기적이며 계획적인 역사왜곡 공정에 대해 우리는 역사를 엄중히 기억하고 또한 후대에 전승시켜야 할 책무를 한시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평화의 소녀상’은 단순 조형물이 아닌 치욕의 역사를 잊지 않기 위해 조성한 것이었다. 지금 우리는 그 의미를 다시금 되새기며, 여기에서 「보은 평화의 소녀상 보호 및 관리조례」제정을 제안한다.
 이 조례는 전국에서 김해시와 오산시 2개 자치단체만이 제정되어 있다. 조례제정을 통하여 소녀상 보호와 관리는 물론이고 ‘위안부 기림의 날’도 지정하자. 역사적 교훈을 유구히 이어갈 연례 기림행사와 교육적의미의 프로그램도 개발하여 건립단체의 주관사업으로 전개하자.

 일제강점기에 수많은 항일운동 의사, 열사, 지사가 있었다면 위안부 할머니들은 독립이후 오늘날의 진정한 항일운동 애국지사(志士)라 할 수 있다. 그동안 어쩌면 우리는 소녀상건립으로 소임을 다한 것으로 여긴 것은 아닌지... 3.1운동 102주년인 2021년도에 엄중히 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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