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절벽을 늦추는 마지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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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절벽을 늦추는 마지노선
  • 양승윤 (회남면 산수리)
  • 승인 2021.03.18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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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월 22일 통계청 발표에 의하면, 우리나라 총인구가 2020년 12월 31일 자로 51,829,023명을 기록하여 전 년에 대비 0.04%에 해당하는 20,838명이 감소했다는 충격적인 소식이다. 사상 처음으로 사망자 수가 출생아 수를 추월한 것이다. 1인 세대는 40%에 육박하고, 한창 크는 자녀들을 돌볼 40-50대가 전체 인구의 32.7%에 불과하며, 60대 이상이 24%를 돌파했다는 보도다.
   비슷한 주제로 2018년에 썼던 칼럼을 들춰 봤다. 소비지출이 가장 많은 45-49세 연령대 인구가 줄어드는 '인구절벽'이 눈앞으로 다가왔고, 45-49세 연령대가 2018년 436만 2000명으로 정점을 찍은 후 감소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보도를 인용했으며, 인구절벽과 동시에 찾아오는 고령화 시대는 더욱 심각하다고 썼다. 저출산과 고령화는 2020년을 기점으로 극심해지고, 2026년에는 고령 인구가 20%를 넘어서서 초고령사회로 돌입하고, 15년 후인 2031년부터 우리나라 총인구가 줄어들기 시작할 것이라는 칼럼이었다. 그런데 각종 자료를 종합했던 불과 2년 전의 예상이 수치상으로는 무려 10년이나 앞당겨진 것이다.
   한국고용정보원의 최근 보도를 보자. 2020년 전국 228개 기초지방자치단체 중 105개소가 소멸 위험지역으로 분류된다는 것인데, 이는2019년의 97개소에서 8개소나 더 늘어난 것이다.
노령인구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고 충북도가 전국 1위인데, 65세 이상의 인구비율이 20%이상인 지자체가 관내 11개 시군 중 7개소에 달한다고 한다. 그중에서도 우리 보은군이 노인인구 비율이 34.5%로 전국 1위라는 우울한 소식이다
   국내 인구경제학자들은 금년부터 2-3년 정도가 인구절벽을 늦출 수 있는 마지막 기회로 보고 있다. 700만 명의 1차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 생)의 자녀들과 600만 명의 2차 베이비붐 세대(1968-1974년 생)의 자녀들을 염두에 둔 계산인데, 이를 토대로 향후 10-20년간의 인구정책이 대한민국의 미래를 결정짓게 될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들 미래 주역들의 경제 환경이 그렇게 밝아 보이지 않는다는 데 문제가 있다. 향후 국내 경기의 침체로 '취업 한파'가 장기화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 때문이다. 세계 경기의 하향세가 우리의 수출 부진을 심화시키고 이로 인해 기업매출과 근로소득 증가세가 둔화될 것도 예상된다.
   그렇다면 어떻게 인구절벽을 최대한 늦출 수 있을까? 도시 근교의 농촌을 살리는 방법이다. 지난 2015년 말 농협조사월보는 1970년대 이후 계속되었던 농촌인구 유출이 2007년 극적으로 반전되어 2008년에 주춤했다가 2009년 이후 농촌으로 순유입이 지속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기획보도 책임자인 김한종 연구원은 농촌 유입 인구를 농촌발전으로 연계하려면, 도시와 연결하는 교통망을 확충하고, 농촌의 일자리를 늘리며, 농업에 대한 관심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는 원론적인 주장을 폈다.
   김한종의 연구를 토대로 도시 근교 농촌의 폐교를 국립농업전문대학으로 육성해 보자는 것이다. 기숙사 시설을 완비하고 실험 실습 위주로 교육하여 농촌 지도자를 육성하고, 농촌 지역의 늘어가는 휴경지를 제3자가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제도화하여 젊은 농업인의 수익을 보장하며, 이들의 도시 근교 농촌정착을 유도하고 도농 간의 생활공간을 단축하여 이들의 2세 교육을 적극적으로 지원해 주자는 것이다. 농촌과 농업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정치권과 지방자치단체 및 농촌사회가 모두 나서야 성공할 수 있는 국민총화가 절실한 프로젝트이며, 쩔박한 인구절벽 문제를 늦추는 최선의 방책으로 사려된다.
   이 정책이 성공할 수 있다면, 농촌을 다시 살리고, 우리 먹거리를 지키며, 도농 간격을 좁히고, 궁극적으로 인구절벽을 어느 정도 늦출 수 있을 것이다. 이제 우리 모두에게 주어진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 소멸 위험지역으로 분류되는 지자체가 늘어난다는 보도를 가볍게 흘려들을 정책 입안자들에게 한마디 하자면, 세계역사에 명멸한 나라 수는 6,000개국이 넘는데, 현재의 유엔 회원국은 196개국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음미해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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