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양이 중성화 시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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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양이 중성화 시술
  • 최동철
  • 승인 2021.03.11 09:1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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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8>

 몇 개월 전부터 집 안 뜰에 길고양이 몇 마리가 살림을 차리다시피 했다. 아마 십여 년 간 마당에서 기르던 애견이 고령으로 그만 저 세상으로 간 뒤부터 일거다. 그 녀석이 남기고 간 사료를 한켠 모퉁이에 조금씩 놓아두었더니 한 마리 두 마리 모여들어 먹기 시작했다.

 애초에는 사료가 떨어질 때까지만 기부할 생각이었다. 헌데 마지막 한 톨까지 다비우고 손을 턴 뒤 문제가 생겼다. 줄 먹이가 떨어진 줄 알 턱없는 길고양이 무리가 ‘혹시나’하고 하루 몇 차례씩 정기 방문을 하는 것이다.

 그러던 중 그게 눈이 제법 쌓인 날이었다, 며칠째 피죽도 못 먹은 냥 꾀죄죄한 모습의 그들 식솔이 또 찾아왔다. 그중 두세 마리는 손주같이 애교스럽고 초롱초롱한 눈빛을 가진 재롱둥이 새끼 고양이들이다.

 너무 안쓰러워 집안에 들어가 줄만한 먹을거리를 찾았으나 마땅한 게 없다. 날이 밝자마자 읍에 나가 제대로 된 대용량의 고양이 전용사료를 샀다. 뜰 안 구석에 비바람을 피할 수 있는 간이식당을 부랴부랴 만들어 무상급식을 실시했다.

 저희 딴에는 맘씨 좋은 안전한 무료급식소라 소문이 났던지 몇 마리에 불과했던 길고양이 숫자가 수일 내 열댓 마리로 늘어났다. 이러다가 온 동네 길고양이가 죄다 몰려오는 건 아닐까 걱정이다. 이웃 할머니들의 은근한 항의성 압력의 눈길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고양이는 임신기간이 60일에 불과하다. 한 번에 보통 5마리의 새끼를 낳을 수 있다. 일 년에 3번 임신이 가능한 고양이의 번식력은 왕성하다. 수치적으로 볼 때 한 쌍의 고양이가 6년 동안 42만 마리까지 증가할 수 있다. 

 이 정도라면 코로나19 바이러스 못지않게 길고양이 생육문제도 우려스러워해야 할 상황인건 분명하다. 농촌마을의 생태계를 교란시킬 우려도 더욱 커지는 대목이다. 길고양이에 밥을 주는 캣맘들을 비판하는 이들의 주장도 충분히 일리가 있다.

 서울 등 도시에서는 고양이 중성화 수술을 정책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개체수를 줄이는 이른바 TNR(Trap-Neuter-Return)사업이다. 길고양이를 포획한 뒤 중성화수술을 해서 다시 풀어주는 사업이다.

 중성화 수술 시 암컷은 난소를 제거하고, 수컷은 정관을 자르거나 고환을 없앤다. 중성화 된 고양이는 특유의 울음소리를 잃게 되고 수술 전보다 온순해 진다. 인간과 길고양이가 평화롭게 공생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으로 꼽힌다.

 동네마다 개체수가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로 어쨌든 보은군도 이에 관심을 가져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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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JH 2021-03-11 11:17:33
좋은 일 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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