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나물 타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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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나물 타령
  • 최동철
  • 승인 2021.03.04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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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탁에 향긋한 봄나물이 반찬으로 차려지는 요즘이다. 달래, 냉이, 어수리, 취나물 등 무침이 쑥국과 더불어 입맛을 돋운다. 제철 반찬은 만들어서 오래 두고 언제나 손쉽게 내어 먹을 수 있는 젓갈, 자반, 장아찌, 장류 등 밑반찬과는 차별화된다.

 뭐니 뭐니 해도 느껴지는 기운부터가 다르다. 특히 봄나물은 겨우내 추위와 싸워 이긴 강력한 에너지가 고스란히 담겨있다는 생각이다. 다양한 영양소를 함축해 면역력을 강화시키고 봄철 나른하고 무기력함을 없애는 보약이나 진배없다.

 조만간 얼굴 내밀 곰취, 두릅, 미나리 등도 비타민A, 비타민C, 칼슘, 엽산 등을 풍부하게 함유해 봄 반찬으로 먹어 두어야 할 식재료들이다. 부지런한 식도락가들은 벌써부터 휴일만 되면 삼삼오오 떼를 지어 산야로 몰려가 나물채취에 여념이 없다.

 반찬은 밥과 함께 먹는 음식을 말한다. 주로 중발 보다는 작고 종지보다는 조금 넓고 평평한 종발 정도의 그릇이나 접시에 담아낸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대표적인 반찬은 김치다. 발효식품인 김치는 유산균이 풍부하다.

 한국인이 ‘코로나19 팬데믹시대’임에도 유독 강한 이유가 김치 등 반찬 섭취로 인한 면역력 증강효과 때문이라는 세계인들의 자가 해석이 잇따라 발표됐다. 그리고는 한국인의 밥상이 외국방송 뉴스와 요리프로그램은 물론 유명 셰프들에 의해 경쟁하듯 소개됐다.

 결국 요즘은 한국인의 반찬문화가 세계인의 입맛과 건강을 사로잡는 대세로 굳혀가고 있다. 육류섭취 위주의 식문화를 즐겼던 많은 외국 방송과 유튜버들이 녹화방식이나 심지어 생방송으로 한국식 먹방이나 반찬 등 요리법을 소개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의 반찬종류를 한 번 흩어보자. 김치류 만해도 배추김치 물김치 나박김치 동치미 겉절이 깍두기 오이소박이 총각김치 열무김치 파김치 갓김치 등이 있다. 콩나물 시금치나물 미역무침 무생채 고사리나물 취나물 비름나물 냉이나물 돌나물 등은 나물류다.

 김치볶음 제육볶음 오징어채볶음 낙지볶음 버섯볶음 등도 있고, 두부조림 장조림 코다리조림 등과 계란찜 생선찜 대구찜 아귀찜 등 찜 반찬, 조기구이 갈비 불고기 등 구이, 파전 김치전 해물전 빈대떡 등과 잡채 전골 각종 찌개 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그야말로 자연 생태계의 온갖 식재료들을 모두 활용해 반찬으로 만들어 먹는 게 우리나라 식문화다. 한 그릇인 탕류의 찌개를 숟가락으로 떠서 국물을 나눠먹고, 젓가락으로 김치 나물 등 반찬을 집어 먹는 겸상 식문화로 ‘수저’를 사용하는 독특한 한국인만의 관습을 갖고 있다.

 봄 상차림으로 다채로운 나물류에 한껏 즐겨봄직 한데 코로나가 종식되는 희소식이 올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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