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에게 엄격했던 충암의 11가지 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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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에게 엄격했던 충암의 11가지 잠언
  • 보은신문
  • 승인 2020.12.17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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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충암 김정선생 500주기 기념 10편

본지는 우리지역 출신으로 기묘명현 중 한 분인 충암 김정선생(1486~1521년) 500주기를 맞아 그를 조명하는 기획물을 준비했습니다. 기획 취지에 동의해준 김병서 필자께 지면으로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지면이 허락하는 한도 내에서 필자가 소개하는 국역 충암집 내용을 가감 없이 독자들께 알려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모자라고 부족한 글이지만 500년 전 귀향지 제주에서 절명한 보은 출신 충암 김정 선생의 삶을 반추해 보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는 필자의 말을 독자들께 드리는 인사로 대신 전해 드립니다. 본보의 취지에 동감하는 독자들의 성원과 투고를 통한 많은 참여가 있길 기대합니다. -편집부-

 

11가지 잠언(十一箴)

생활의 경계로 삼기위해 20세인 1505년에 지은 글이다.

전체 서문(小序)을 싣고, 11가지 항목마다 별도의 서문(小序)을 기재한 후 잠언으로 삼을 수 있도록 매우 간략하게 정리해 놓았다.

잠시 자신에게 거울로 삼노라며 정한 11가지 잠언은 성리학적 세계관에 따라 정한 것이지만 자신에 대해 엄격했던 충암의 생활기본 규범으로 지금도 많은 사람들에게 유용한 삶의 지혜를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11가지 잠언을 접하며 충암의 비범함과 높은 도덕성을 새롭게 인식할 수 있었음은 물론이고 오랫동안 풀지 못한 나름의 궁금증을 풀 수 있는 실마리를 찾은 것 같아 반복해서 읽었다.

학창시절부터 한국사를 배우며 임진왜란 이후 중국과 일본은 새로운 지배질서가 자리 잡았는데 조선만은 예외였던 이유가 무엇일까?”란 의문에 마땅한 답을 찾을 수 없었으나 잠언을 통해 한 가지는 확실하게 인식하게 되었다.

조선왕조의 지배질서가 가진 많은 사회적 모순에도 불구하고 충암과 같은 엄청난 인문학적 소양을 가진 지도층의 선비정신에 바탕을 둔 도덕성이 중요한 요인 중 하나였다는 생각이 든다.

 

잠언의 중요내용을 최소 한도로 발췌만 해도 그 뜻을 짐작할 수 있다고 보인다. *국역 충암집 351~392

 

말에 관한 잠언(言箴)

말의 티는 갈아 버릴 수 없으니 세 번 반성하고 세 번 입 다물라

(玷不可磨 三省三緘)

 

행동에 관한 잠언(行箴)

앞을 생각하고 뒤를 생각하면 사물이 나와 다투지 않는다

(思前慮後 物不吾競)

 

의지에 관한 잠언(志箴)

뜻을 돌처럼 지켜야 한다(守志如石)

 

용기에 관한 잠언(勇箴)

스스로 반성하여 떳떳하지 않으면 벌벌 떨리라

(自反不縮 惴然如懾)

 

우려에 관한 잠언(虞箴)

사람이 원대한 생각이 없으면 반드시 가까운 근심이 있으리라

(人無遠慮 必有近憂)

 

마음껏 즐기는 것에 관한 잠언(逸樂箴)

한창때 힘쓰지 않으면 썩은 풀과 더불어 없어지리

(盛壯不力 腐草俱泯)

 

근심과 두려움에 관한 잠언(憂懼箴)

모든일 다 꿈이니 인생백년에 무엇을 근심하리

(萬事皆夢 百年何憂)

 

욕구에 관한 잠언(欲箴)

탐내는 것은 보배가 아니니 지극한 보배인 몸을 잃겠구나

(欲貪非寶 以喪至寶)

 

몸가짐에 관한 잠언(容儀箴)

신도 자중하지 않으면 욕을 당하고 후회한들 무엇하리

(神不自重 見辱何悔)

 

분함과 한스러움에 관한 잠언(忿恨箴)

일이 이르면 손대지 말고 일이 지난 뒤에 깨달으라

(事至勿觸 事過當覺)

 

좋아함과 미워함에 관한 잠언(好惡箴)

좋아하면서도 좋아하는 실체를 보이지 않고(好而不見好之之形)

미워하면서도 미워하는 실체를 보이지 않고(惡而不見惡之之形)

다음호에 이어짐
/김병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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