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정재수 기념관 준공 및 개관
세상사람들의 기억속에서 멀어져만 갔던 효자 정재수가 죽은 지 27년이 지난 오늘, 효자 정재수가 다시 살아나고 있다. 효자 정재수 기념사업 준비위원회(위원장 민정기)는 효를 주제로 하는 효자 정재수 기념관을 전국 최초로 건립, 지난 12일 오후 4시 상주시 화서면 구 사산초등학교에서 준공 및 개관식을 개최했다.효자 정재수 기념관은 지난 96년 ‘효자 정재수 기념사업 준비위원회’발족과 98년 ‘효자 정재수 기념관 건립추진위원회’를 구성, 99년 효자 정재수 기념관 건립 기본계획을 수립해 그 해 12월부터 16억3000만원(국비 4억, 도비 5000만원, 시비 11억8000만원)을 들여 4400평의 학교부지 및 건물 263평에 공사를 실시했다.
기념관은 충북-경북 도계로부터 승용차로 15분 거리에 위치하고 있는 곳으로 정재수 어린이가 다녔던 사산초등학교(상주군 화서면) 터에 아담하게 세워졌다. 6년전에 폐교된 예전의 학교 건물을 개축한 것으로 효자 정재수 동상 비문에는 ‘그의 뺨에 얼어붙은 눈물을 내려다보며 울은 것은 새파랗게 질린, 겨울 하늘의 별뿐이었습니다’라고 씌여 있어 찾는 이들을 더욱 숙연하게 만들고 있다.
1층 효자 정재수실에는 정재수 어린이의 사진을 비롯해 ‘1974년 1월 22일 마루목재에서 동사(凍死)’라고 쓰여진 그해의 생활기록부, 재수가 세상을 떠난 뒤 어머니와 가족들에게 전국 각지에서 배달돼 온 누렇게 변색된 위로편지, ‘갸륵한 꽃송이’라는 제목으로 재수의 이야기가 실렸던 도덕교과서들도 전시돼 있다.
2층에는 정재수 어린이가 공부했던 당시 교실이 사용했던 도시락 등과 함께 그대로 복원돼 있다. 그 옆에는 1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영상관으로 1975년 제작돼 화제를 모았던 영화 ‘아빠하고 나하고’(김진규 감독)를 수시 상영할 계획이다.
지난 96년부터 기념관 설립을 주도한 상주시의회 민정기 의원(41)은 “정재수를 살려내자는 움직임이 상주시민들 사이에서 일어나 시민 서명운동 전개에 이어 효자 정재수 기념관을 건립하게 되었다”면서 “기념관이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효의 산교육장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한 “속리산과는 가까운 거리로 이를 활용해 전국 최고의 초·중·고 수학여행 코스는 물론 인성교육장소로 육성시킬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고 정재수 군은 지난 74년 1월 22일 설을 하루 앞둔 섣달 그믐 옥천군 청산면 법화리 숙골 큰 집으로 아버지와 함께 차례를 지내러 가던 도중(혹은 돌아오다) 눈이 발목까지 빠지는 험난한 보은군 마로면 갈전리 백자미고개(마루목재 또는 효자고개)에서 아버지가 발을 헛디뎌 쓰러져 꼼짝도 하지 못하자 자신의 웃옷을 벗어 아버지를 덮어 드리고 자기 몸으로 아버지를 꼭 껴안아 아버지의 몸을 녹이려다 함께 동사했다.
보은군도 기념사업으로 지난 74년 5월5일 어린이날을 맞아 정재수 어린이의 효행을 기리기 위해 백자미고개에 효행비를 세웠다. 한편 고 정재수군은 본적 및 출생지가 옥천 청산 법화리이며, 사망지도 모두 충북으로 아쉬움이 남고 있는 가운데 마로 갈전 백자미고개(효자고개)를 효행 명소로 조성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저작권자 © 보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