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인의 날’에 부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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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인의 날’에 부쳐
  • 최동철
  • 승인 2020.11.12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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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 게 위기상황인 포스트코로나 시대이지만 어쨌든 보은군만큼은 올 한해 농사일을 잘 마무리했다. 비대면 온라인방식으로 진행한 대추축제에서도 비교적 원만한 농 특산물 판매가 이루어졌다. 군·관민 모두가 위기의식을 갖고 잘 준비해 낸 보람이다.

 사실 코로나19가 느닷없이 엄습했던 지난 기간 동안 한숨을 내쉬어야했던 농민들도 많았다. 땀 흘려 일궈낸 농산물을 전량 폐기해야만 했다. 납품할 곳이 사라진 농민도 있었다. 설사 납품했다손 치더라도 그때뿐이었다. 계약재배조차 판로가 막혔다며 파기가 다반사였다.

 비상사태에 빠진 세계 각국은 국경봉쇄 및 물류유통을 단절했다. 수출되던 꽃은 시들어 갔다. 학교의 휴교조치 등으로 공공급식이 중단되어 납품되던 농 식자재는 버려졌다. 외국인 농업노동자 감소는 농촌일손의 부족을 더욱 심화시켰다.

 국제무역 단절로 수입 원자재를 사용하던 식품업체들도 곤혹을 치렀다. 지역 간 이동과 결혼식 등 각종 행사와 모임마저 절제를 권유하는 통에 농 식자재 대부분의 수요처였던 식당도 손님이 뚝 끊겼다.

 이 같이 수개월 동안 이어진 사태는 위기감을 주었지만, 또한 경각심도 주었다. 국경봉쇄 및 물류유통단절로 우리나라가 고립되었을 시, 우리 농업은 과연 식량안보 능력을 갖추고 있는가하는 화두가 대두됐다.

 실제 코로나19로 인해 국내 농업식량 공급망의 취약성이 드러났다. 자급률이 낮은 일부 곡물의 비축성이 문제가 됐다. 생산 측면에선 외국인 노동자의 높은 의존도와 그들의 전염병 관리문제가 제기됐다. 수입 원재료에 의존하는 식품산업의 국내 가격 상승 압박요인도 문제였다.

 작금의 우리나라는 농산물을 자급자족하지 못하고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국가다. 많은 농민이 쌀 경작에 집중해 다른 곡물은 수입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게다가 농민의 고령화와 탈농으로 농가인구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어쩌랴. 그래도 농업은 국민을 배불리 먹이고 마시게 하고 체력증대로 면역력을 강화시켜 전염병을 예방하는 제1차 산업이다. 농민은 ‘사농공상’의 두 번째 서열이고, ‘농자천하지대본’이라는 말마따나 삶의 근본을 책임지는 막중한 천직이 아니겠는가.

 정치사회 전반이 암울했던 7~80년대 시절, 불려졌던 ‘임을 위한 행진곡’과 ‘농민가’는 민중가요라 할 만 했다. ‘삼천만 잠들었을 때 우리는 깨어/ 배달의 농사형제 울부짖던 날‘로 시작되는 농민가는 대학생들이 농활을 할 때 ’농민춤‘을 곁들여 수시로 불렀던 노래다.

 굳은 결의를 다지는듯한 강렬한 가사 속 농민답게 ‘포스트코로나’시대를 헤쳐 나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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