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라도 좋지만 부끄러움을 모르는 요즘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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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라도 좋지만 부끄러움을 모르는 요즘 아이들
  • 박진수 기자
  • 승인 2020.11.05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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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아이들과 접할 기회가 많아지면서 일거수 일투족이 눈에 거슬린다. 스마트폰에 빠져 손에 핸드폰이 없으면 불안하다며 다짜고짜 핸드폰을 찾는 아이들을 볼 때마다 우리 시대와는 달라도 너무 다른 세상을 보는 듯 했다.
가만히 생각하면 다른 세상은 분명 아니다. 아이들에게는 이제 핸드폰 없는 세상은 상상조차 할 수 없다는 것은 지금 우리도 마찬가지다. 핸드폰 배터리 용량이 적어질수록 충전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은 아이나 어른이나 마찬가지다.
요즘 아이들을 유심히 관찰하다 보니 우리와는 확연히 다른 점이 분명 있었다. 국민학교 지금의 초등학교 시절 구구단을 못 외우면 산수(수학)시간은 가슴이 두근두근 뛰는가 하면 수업시간은 왜이리 더디 흐르는지 불안한 시간을 보냈던 기억이 생생하다. 돌이켜보면 산수 시간이 되면 선생님은 구구단을 못 외우는 사람과 외우는 사람을 구분해 외울 때까지 반복해서 시켰던 기억이 난다. 그러다 보니 우리반 50명중 구구단을 못외우는 학생은 1~2명 빼고는 어떤 방법이라도 외워야 했던 그 시절이 떠오른다.
수업하기전 앞에서부터 돌아가면서 구구단을 외우던 기억은 당시는 지옥 같았지만 구구단을 외우고 나면 그 성취감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기뻐했던 추억이 되버렸다.
하지만 지금 아이들은 다르다. 2학년, 3학년, 4학년, 5학년이 되어도 구구단을 외우지 못해도 수학시간이 아무렇지도 않아 보인다. 분명 더하기, 빼기, 곱하기, 나누기를 대신해 줄 수 있는 핸드폰에 내 손안에 있어서 일까? 긴장된 모습은커녕 아무런 느낌없는 아이들을 볼 때마다 달라도 너무 다르다는 생각이 든다.
이러한 기초학습은 받아쓰기도 소홀히 생각하는 듯 했다. 맞춤법이 틀려도 듣지도 못한 신조어를 쓰며 친구와 대화하는 모습을 보면 소름이 끼치다 못해 무엇을 배우고 무엇을 가르쳐야 되는지마져도 분간이 안될 지경이다.
다 그런 것은 아니겠지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걱정을 넘어 생각하기 싫어하는 단순한 아이들로 변해가는 듯해 걱정이 앞선다.
지인에게 이런 소리를 했더니 노파심이라고 한다. 과연 노파심일까. 지금 보은읍을 제외한 면소재지에 위치한 초등학교 대부분이 전교생 3~50여명의 학생 수를 보유하고 있는 시점에 학년별 정상적인 학력수준은 물론 기초학습에 문제는 없는지 궁금해 진다.
선생님은 회초리를 들고 구구단을 외울 때까지 반복하고 또 반복하던 예전의 모습이 잘못된 학습 지도였을까. 이런 선생님이 유난히 기억이 많이 남는다. 몰라도 3학년이 되고 4학년이 되는데는 지장이 없는 지금보다는 너무나도 다른 요즘 아이들을 보면서 세대차이로 이해하기에는 너무나 이해가 되지 않는다.
7~80년대부터 시작된 학부모들의 교육열풍은 좋은 학교에 보내면 훌룡한 사람이 될 수 있다는 부모님의 믿음은 지금과 다르지 않다. 다른 것이 있다면 아이들 입에서 “공부가 인생에 전부가 아니다” 라는 말로 자칫 기초학력마져도 등한시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다.
예전에는 학교에만 보내면 공부가 전부였지만 지금은 학교가 끝나면 예능분야는 물론 영어, 수학등 학원수업으로 이어지는 아이들이 있는가 하면 구구단을 못 외워도, 책을 잘 못 읽어도, 맞춤법이 틀려 받아쓰기를 못해도 챙피하지 않고 부끄럽지 않은 아이들의 표정에서 무엇이 교육인지 혼선을 빚을 때가 많다.
유난히 산수(수학) 시간이 싫었던 그 시절, 다가올 내일 산수시간이 싫어서 학교 가기가 싫었던 기억이 지금은 추억이 되었지만 지금 아이들은 몰라도 부끄러워 하지 않는 당당한 모습에 어떻게 말해줘야 할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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