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 2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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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 25년
  • 최동철
  • 승인 2020.10.29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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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10월29일은 지방자치의 날이다. 풀뿌리민주주의라 불리기도 하는 지방자치가 어언 25년째다. 1995년, 첫 직선제로 지방자치단체장을 선출했으니 그 해부터 진정한 지방자치의 실현으로 꼽는다.

 그 해 6월, 첫 민선 보은군수의 영광을 차지한 주인공은 김종철씨다. 당시로선 파격적 당선이었다. 상대가 선거일 3개월 전까지 막강했던 임명직 보은군수 곽동국 후보였기 때문이다. 어쨌든 김 씨는 그 후 재선까지 했으니 7년 동안 보은군 지방자치행정을 이끌었다.

 사실 초대민선군수가 되기 전까지 지방공무원으로 보은군청에 근무했던 그는 곽 후보 못지않게 군정에 빠삭했을 터이다. 그런 그가 취임 1백일 후 “주민욕구는 큰데 한정된 예산 때문에 다 충족시켜주지 못하는 것이 가장 안타깝다”고 자평했다.

 실제가 그렇다. 그 때부터 오늘 날까지 25년이란 세월이 지났지만 아직 혁신적인 지방자치는 완성되지 않았다. 지방자치 근간인 자치실현에 의한 지역공동체의 건실화는 현재로선 먼 선진국의 이야기에 다름 아니다.

 진정한 지방자치 완성은 먼저 지역 간 재정의 균등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그래야 제대로 된 지방분권이 달성된다. 헌데 현행 지방세법은 징수된 지방세를 그 지방자치단체를 위해서만 쓰도록 되어있다. 그래서 수도권 등 환경 좋은 자치단체는 재정이 남아돌아 걱정이다.

 여기에 더해 국세의 세출도 많은 부분이 수도권이나 대도시에 편중, 집중 지원된다. 막대한 비용을 들여 지하철을 거미줄처럼 건설하고 도시의 겉모습 치장에 매진한다. 수도권이나 그 외 대도시를 방문해보라. 아마 눈이 휘둥그레질 것이다. 사치의 극치가 느껴질 정도다.

 농촌지역 지방자치단체 보은군과의 현실적 괴리감이 너무 크다. 이대로라면 전국에서 꼴찌에 버금갈 정도의 열악한 재정환경 보은군에선 군민들이 아무리 힘을 합쳐 노력한다 해도 도시의 삶의 질을 따라잡을 수 없다.

 황량한 벌판 방랑자처럼 친구조차 없어 쓸쓸해 하는 초등학생 아이들을 보면 애처롭다. 방과 후 갈 곳 없어 기껏 빵집이나 돈가스 식당에 만족해야 하는 머리 큰 중고생들을 보면 안타깝다. 빈약한 문화공간에 인근 도시로 빠져나가는 청년들을 보면 공연히 미안한 맘이 든다.

 수도권에선 넘치는 지방세 세입으로 예산 쓸 곳 찾기가 고민이다. 서울의 서초, 강남지역 초등학교에는 구청예산으로 전자도서관 등 별의별 시설을 만들어 준다. 이렇듯이 교육, 문화, 의료 등 보편성 복지혜택 마저도 사는 자치단체 지역에 따라 엄청난 차이가 있다.

 지방자치단체 재정의 균등화 문제는 시급하다. 농촌이 황폐화되기 전에 해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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