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수명 ‘64.4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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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수명 ‘64.4살’
  • 최동철
  • 승인 2020.07.02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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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분 모두 나이 80대인 이웃 노부부가 대문을 밖에서 걸어 잠근 채 어느 날 사라졌다. 동네 할머니들은 “뭔 일인지 아느냐”고 서로 수군댔다. 보름 정도 지난 한 밤중에 우리 집 현관문을 두드리는 이가 있다. 노부부의 둘째 아들이다.

 아버지가 그동안 서울의 한 병원에서 진찰을 받았다. 결과 ‘폐암 3기’다. 연세와 체력 등을 볼 때 수차례의 수술 등 힘든 항암치료 보다 집에서 평안히 여생을 즐기는 것이 좋겠다는 의사 소견에 퇴원했다고 자초지종 설명했다.

 그리고 자신의 생활터전이 서울이라 부모의 안위를 돌볼 수 없으니 대신 이웃이 틈틈이 살펴봐 무슨 일이 생기면 연락 좀 해달라고 정중히 부탁했다. 며칠 후 노부부의 집을 들러보니 매년 애착을 갖고 농사짓던 고추밭은 도지를 주었고, 경운기와 오토바이도 눈에 띄지 않았다.

 통계청이 지난 6월 공개한 2018년 기준 사회지표의 건강부문을 보면 우리나라 국민의 기대수명은 82.7년이다. 기대수명이란 0세 출생자가 향후 생존할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생존년수로 ‘0세의 기대여명’을 이른다.

 이웃 노부부의 나이는 87살이다. 평균치를 4년이나 뛰어 넘었다. 냉철히 짚어보자면 ‘현재의 한국인으로서 살만 큼 살고 있다’라는 의미다. ‘폐암3기’라는 발병이 자신에게만 억울하게 주어진 불행한 삶이 결코 아니라는 뜻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통계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의 건강수명은 64.4년이다. 질병을 앓는 유병기간을 제외한 기대수명을 말한다. 국악 ‘사철가’의 ‘인생이 모두 팔십을 산다고 해도/ 병든 날과 잠든 날 걱정근심 다 제하면/ 단 사십도 못산 인생’이라는 가사내용과 일맥상통한다.

 건강한 사람은 보통 하루 24시간 중 삼분의 1에 해당하는 8시간을 잠잔다. 건강수명 64.4년을 3으로 나눠보면 ‘독 사과’ 먹은 백설공주 마냥 21년간이 잠에 빠져든 나이다. 결국 잠든 날을 제하고 보면 불과 43년 정도가 병 없이 왕성하게 활동한 황금기 인생이다.

 이 중 유년, 아동, 청소년, 청년기를 인격형성과 실력양성에 쏟아 붓고, 병역의 의무를 다하고 사회인으로 진출하면 대략 25~30년이 훌쩍 가버린다. 건강한 인생시기 여유롭게 내가 쓸 수 있는 순수 시간은 고작해야 건강수명 64.4년 중 십 수 년에 불과하다.

 그것도 질병에 걸리지 않았을 때의 예다. 통계자료에 우리나라 국민은 여전히 암, 심장질환, 폐렴, 뇌혈관질환 순으로 사망하고 있다. 특히 남자는 암, 자살, 간질환으로, 여자는 심장질환, 뇌혈관질환, 알츠하이머병으로 인한 사망이 상대적으로 많다.

 보은군 노인세대들의 건강은 지역발전과 관련 있다, 건강하게 사는 방법체득이 곧 행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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