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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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장열 (사)한국전통문화진흥원 이사장
  • 승인 2020.04.02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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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즈음은 중국 우한지역에서 발원한 신종폐렴이 전국을 휩쓸고 있어서 집안에서만 지내는 날이 많다. 그러나 이것도 하루 이틀이지 이제는 슬슬 지겨워지기 시작한다. 텔레비전을 켜면 TV뉴스는 정부발표, 오락.드라마는 보험선전과 반죽된 것이 전부다. 젊은 여자가 수시로 화면에 튀어나와서 보험선전에 열을 올린다. 얼른 다른 체널로 돌리니 거기에도 같은 여자가 나타난다. 저렇게 선전비용을 들이고도 수익이 날까? 하는 생각에서 세상물정에 밝은 젊은이에게 물어보았다. “보험, 엄청 많이 남죠” 하는 대답이었다. 그렇겠지! 하면서 갑자기 옛날 직장생활 할 때의 기억이 되살아났다. 그때는 일면식의 여자들이 갑자기 반갑다면서 사무실로 찾아오곤 했는데 보험 외판원들이었다. 보험 하나 들어두라는 식이라면 거절이라도 할 수 있겠는데 그럴 수 없는 경우가 많았다. 이래저래 들어준 보험이 10여개나 되었다. 그로부터 빠듯한 봉급생활 속에서 보험금 불입의 고행이 시작되었다. 귀찮아서 한꺼번에 전액을 다 내고 싶다고 보험회사에 물어보니 “그렇게는 안받아요” 하는 대답이었다. 돈을 한꺼번에 다 내고 편하게 있겠다는데 보험회사가 거절하는 이유가 이상했으나 몇 달, 혹은 1-2년 정도 아푸! 아푸! 하면서 보험료를 납입하다가 귀찮아서 중도해약을 해버렸다. 놀란 것은 환불금이라고 고작 9,000원, 혹은 몇 만원, 혹은 길게 납입한 것이 일이십 만원이었다. 수백만 원의 돈을 날린 것이다. 차라리 적금을 들걸... 하고 후회하기도 했으나 이미 늦은 일이었다. 그리고 보니 보험회사가 돈을 많이 버는 이유를 비로소 알 것 같다. 옆에서 듣던 다른 한 젊은이는 일반인들이 “보험 들어서 이득 보는 것은 하나도 없어요. 보험 사기꾼들만 이익을 보는거죠 뭐” 하고 마무리를 지어주었다. 사실, 보험은 우연한 사고에 대비하여 물심으로 안정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보장의 한 형태이다. 생명보험, 손해보험, 제3보험 등이다. 사망보험이란 개인가입자가 사망하였을 때 약정금액을 지급하는 것이다. 손해보험은 사업자를 대상으로 자동차, 건축업자, 화재시, 애완동물에 이르기까지 손해에 대해 보장해주는 보험이다. 제3보험은 질병·상해 또는 이에 따른 간병에 관하여 금전 등 급여를 지급하는 보험이다. 보험은 이렇게 긍정적인 면도 있다. 사물놀이에서 꽹과리와 장구의 현란한 손놀림은 기술적 중노동이고 연주자의 손에 보험을 들 수도 있다. 실제로 어느 외국연예인은 자기의 예쁜 유방을 보험에 들었다는 뉴스도 옛신문에서 본 적이 있다. 이러니 보험치부 기업도 나온다. 서울 중심가에는 어마어마한 고층 생명보험 빌딩이 들어서 있다. 보험이 돈이 많이 남는다는 실증이다. 보험회사 측에서는 실적급으로 이익을 먹는 외판사원들이 설사 수십만 명이 되어도 손해는커녕 이익일 수밖에 없다. 이제는 외국의 기업들이 국내 보험업계에 상륙했고 보험선전도 더욱 경쟁적이다. “보험학개론”(이런 것도 학문인지?)이라고 케이블티브이에 한 체널도 생겼다. 그런데 문제는, 보험이 범죄에 이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가장 자주 이용되는 것이 생명보험인 것 같다. 사망보험금의 수령자가 가입자와 다른 경우에 보험금을 노린 살인사건이 많다. 사망범죄의 경우에는 불입보험금(대부분 고액)은 고스란히 보험회사의 수입이 된다. 가장 큰 문제는 보험회가와 의사의 밀착인데 자동차보험의 경우, 교통사고에 의한 사망자를 노환에 의한 사망으로 의사가 진단해줌으로써 보험회사에는 이익을, 피해자에게는 아무런 보장도 안 해주는 경우도 몇 번 보았다. 조용한 티브이 시청자들 앞에 갑자기 튀어나와 큰 소리로 보험선전을 함으로써 티브이 화면을 어지럽히고, 안면과 미인계로 보험에 가입토록 하여 피해를 주고, 보험금을 노린 살인 등, 이쯤 되면 보험이 이미 공해의 수준에 이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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