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세배’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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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세배’ 이야기
  • 최동철
  • 승인 2020.01.23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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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낼모레면 우리나라 전통 민속 명절인 ‘설’이다. 설날엔 대체적으로 온 가족이 한 집에 모여 그 간 나누지 못했던 안부를 묻고 답하거나 음식을 먹으며 정을 나누곤 한다. 일가친척 웃어른과 스승 등 지인을 찾아 인사도 드리고 덕담도 나눈다.

 이 때문에 기십 여년 전만하더라도 조상에 대한 차례가 끝날 즈음의 시간대부터는 길거리에 한복 입은 어른들과 때때옷을 입은 어린아이들이 넘쳐났었다. 헌데 요즘은 눈을 씻고 봐도 찾기가 쉽지 않다. 갈수록 전통문화가 사라져가는 것 같아 아쉬움이 남는다.
 
 어쨌거나 설날 어른들께 드리는 첫 인사법을 ‘세배’라고 한다. 세배에도 예절이 있다. 이를테면 아랫사람이 웃어른께 세배를 드리면서 대뜸 “절(세배) 받으세요“라고 명령조로 말하면 결례다. 또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라고 먼저 말을 해도 실례다.

 세배 후 어른이 “새해 복 많이 받거라” “새해엔 뜻하는 바 잘 이루어지길 바란다” 등 덕담이 있기를 기다리는 것이 전통 예절이다. 다만 절한 후 어른의 덕담이 없거나, 덕담이 있고 난 뒤에 아랫사람이 말로 어른께 인사하는 것은 괜찮다.

 우리나라 예절에 절의 종류는 세 가지가 있다. 큰절, 평절, 반절이다. 큰절은 자신이 절을 했을 때 답배하지 않아도 되는 웃어른께 드리는 절이다. 관혼상제 등의 의식행사에서도 큰절을 한다.

 큰절을 하는 대상은 부모, 조부모 등 직계존속과 배우자의 직계존속, 8촌 이내의 부모와 항렬이 같은 방계존속의 일가친척 웃어른들이다.

 평절은 자신이 절을 하면 답배 또는 평절로 맞절을 해야 하는 나이차 크지 않은 어른이나 동년배 간의 인사법이다. 선생님, 연장자, 상급자, 배우자, 형님, 누님, 형수, 시숙, 시누이, 올케, 친구 사이에도 평절을 한다.

 친족이 아니 경우 보통 나이 차가 15살 이내라면 평절로 맞절을 한다. 서구식 악수인사가 일반화 되지 않았던 예전만 해도 설 세배 때 뿐 만 아니라 평상시 첫 인사도 평절로 맞절을 하며 통성명하곤 했다. 물론 지금 어르신들의 어린 시절 때 얘기다.

 마지막으로 반절은 웃어른이 아랫사람의 절에 대해 답배하는 절이다. 대상의 아랫사람은 제자, 친구의 자녀 또는 자녀의 친구, 동생 등이다. 특히 평절을 받을 관계에서 아랫사람이 성년이 아니라면 말로 인사를 대신할 수 있지만 성년이면 반드시 답배하는 것이 우리의 예절이다.

 또한 세배를 받은 웃어른은 덕담과 함께 아랫사람에게 ‘세뱃돈’을 나누어 주었다. 그랬다. 어린 시절 ‘빳빳한 새 지폐’를 세뱃돈으로 받았었다. 그 때가 마냥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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