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천문과 나랏말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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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천문과 나랏말싸미
  • 박진수 기자
  • 승인 2020.01.16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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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화제가 되고 있는 ‘천문’ 이라는 영화를 보았다. 천문은 “하늘에게 묻는다” 라는 뜻으로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누구나 존경하고 역사상 가장 위대한 왕 세종과 관노로 태어나 종3품 대호군이 된 천재 과학자 장영실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영화다.
영화를 보는 동안 감동적인 장면들이 연출되어 기대 이상의 작품이었다. 영화 천문을 보면서 장영실의 든든한 후원자였던 이천장군이 등장하는 장면에 놀라움을 금지 못했다.
이천장군은 보은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인물이다. 바로 장안면 구인리는 예안 이씨의 집성촌으로 이천선생이 중시조로 자리잡은 곳이며 오창리에 있는 추원각 옆에 그의 사당이 존재하고 있다. 이천장군은 세종시대 뛰어난 무장이자 과학자로서 평생 다재다능한 면모를 보여주었는가 하면 남방의 대마도 정벌과 북방의 야인 정벌 등에 공을 세웠으며 금속활자와 천문기구 제작의 책임자였을 뿐만 아니라 화약무기 개발, 악기 개량, 도량형 표준화 등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던 장영실의 상사였던 것이다.
그는 신분이나 계급에 구애됨이 없이 장영실이나 이순지, 김담, 정인지, 정흠지 등 개인적으로 최고의 역량을 갖춘 전문가들을 한데 모은 다음 이천장군에게 책임역할을 맡게 되었다. 이런 세종의 기대에 부응하여 이천의 활약상은 관노 출신이었던 장영실과 달리 실록에 매우 자세히 기록되어 있다. 그것은 그의 신분이 당당한 양반이었기 때문이다. 이런 보은의 인물이 천문이라는 영화에 등장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반가움을 넘어 보은의 역사인물이라는 점에 뿌듯함을 느끼게 했다.
또한 영화 천문 말미에 등장하는 세종의 훈민정음 창제에 대한 고뇌를 잠시 비춰지는 장면에는 얼마 전 상영되었던 ‘나랏말싸미’ 라는 영화가 떠올랐다.
세상에서 가장 쉽고 아름다운 문자 ‘한글의 시작’ 을 알렸던 ‘나랏말싸미’ 라는 영화는 역사가 기록하지 못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었다.
문자와 지식을 권력으로 독점했던 조선시대, 모든 신하들의 반대에 무릅쓰고 훈민정음을 창제했던 세종과 당대 가장 천한 신분 스님 ‘신미’가 만나 백성을 위해 뜻을 모아 나라의 글자를 만들기 시작한 과정을 보여준 영화였다. 영화가 상영할 당시 모두가 알고 있지만 아무도 모르는 한글 창제의 숨겨진 이야기라는 사실에 사회적 반향이 컸던 영화였다. 급기야 영화가 상영된 이후 세종의 업적을 폄하한다는 이유로 상영중지내지는 조기종영되는 사태를 불러왔다. 쉽게 이해되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영화 천문과 나랏말싸미 라는 영화 두편이 상영되면서 같은 조선시대 세종임금과 함께 했던 두 인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관노신분이었던 장영실과 스님신분이었던 신미스님을 다루었다는 점과 장영실 이라는 인물을 있게 끔한 이천 장군이라는 인물역시 보은의 역사인물이라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었다.
1443년 불굴의 신념으로 한글을 만들었으나 역사에 기록되지 못한 신미스님의 이야기는 세종임금의 업적을 폄하한다는 사회적 분위기에 대해 신미스님의 역사를 알고 있는 보은이라는 지역의 문화적 열악함을 여실히 보여준 영화였다.
보은의 역사문화적 기반, 지역의 역사인물에 대한 선양사업이 조금이라도 일찍 시작했더라면 두 영화의 모든 배경은 보은에 주목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그동안 신미스님과 이천장군에 대한 선양사업에 보은에 살고 있는 우리가 자칫 소홀했다면 지금부터라도 지역의 역사인물에 대해 조사하고 연구하는 작업을 시작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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