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보은군 노인의 미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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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보은군 노인의 미래는 없다
  • 최동철
  • 승인 2020.01.09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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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년 보은군이 추진하는 신규 사업에 노인을 위한다는 것은 고작 ‘명패’를 바꿔단다는 것뿐이다. 기왕 존재해왔던 읍·면 노인대학을 이름만 바꿔 ‘시니어 건강 대학’으로 변경해 운영하겠다는 것뿐이다. 정작 노인 복지보다 간판업소만 신나게 됐다. 

 또 하나의 사업이 있기는 했다. 희수(77세)를 넘기고 산수(80세)가 눈앞인 정상혁 군수의 숙원공약이기도한 자연친화적 군립추모공원조성사업이다. 보은읍 누청리 일원에 올해부터 조성할 계획이었다. 기본설계작업도 착수하고 국고보조금도 신청하려 했다.

 매달 평균, 군내 노인 사망자 40명의 안락한 보금자리가 될 수도 있는 그야말로 노인을 위한 미래시설이다. 헌데 ‘누구나 늙으면 죽는다’는 진리를 아직 실감하지 못한 듯 50대의 젊은 지도자가 이끄는 보은군의회가 ‘쓸모없는 사업’이라며 예산요구액을 전액 삭감해버린 것이다.

 결국 매달 자연노화로 죽는 사망자 40여명은 올해도 사후 안식처를 찾아 이곳저곳 헤매게 됐다. 마을인근 논밭자락이나, 선산의 한 귀퉁이에 산소 또는 납골당 묘를 써야한다. 가뜩이나 포화상태여서 자연경관이 아름답지 못한 터에 ‘죽은자’의 땅이 더 늘어나게 될 판이다.

 각설하고, 초고령사회인 보은군의 노인인구는 1만여 명이다. 농촌지역인 만큼 대부분이 농부출신들이다. 이는 공직이나 일반 직장인 출신들이 아니어서 공적 연금혜택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는 의미다.

 그래서 일손을 놓은 많은 노인들이 생활비 충당을 위해  또 다시 일을 할 수 밖에 없는 어려운 구조다. 더 늙은 고령자가 될수록 병원비와 각종 보험료 지출은 증가한다. 당장은 견딜 만 하지만 장차 미래의 노후대책이 더욱 불안해 질뿐이다.

 그래서 노쇠해진 몸을 이끌고 ‘노인일자리’ 등 공공근로에 나선다. 고작 한 달 27만원 여에 불과하지만 그나마 큰 도움이 된다. 더 많은 수입을 위해 일을 더 하고 싶지만 개인이나 가구당 할당된 시간밖에 일을 더 할 수가 없다.

 걸음이라도 제대로 걷고, 몸을 움직일 수 있어 이나마 번 돈과 노인기초연금을 합쳐도 지출되는 돈을 빼면 생활비에 턱없이 부족하다. 보험료, 전기전화료, TV시청료를 꼬박 내야한다. 의료비, 식비, 보일러 기름도 현찰이다. 버스비 등 오른 각종 물가도 큰 부담이다.

 오랜 농사일로 무릎과 허리 등에 통증을 안고 간신히 하루하루를 견뎌내는 노인들에게 공공근로는 부러움의 대상일 뿐이다. 일을 하고 싶어도 몸이 따라주질 않으니 그저 어두침침한 방에서 텔레비전을 지켜볼 따름이다. 이들 소외계층 노인들의 앞날은 어둡기만 하다.

 보은군 노인들의 희망찬 미래를 설계해 줄 그날은 언제쯤이나 올수 있을는지 걱정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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