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그막 ‘꼰대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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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그막 ‘꼰대짓’
  • 최동철
  • 승인 2019.12.19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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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래 ‘꼰대’라는 비속어는 늙은 거지를 뜻했다. 그러던 것이 산업화가 한창이던 1960대 후반부터 젊은이는 ‘늙은이’를, 학생들은 ‘선생님’을 꼰대라 속칭했다. ‘어머니’를 ‘암꼰대’라는 은어로도 표현했다. 아마도 ‘훈계’만 하려는 기성세대에 대한 반감 때문이었을 것이다.

 우리나라는 예부터 어른과 아이사이에는 차례와 질서가 있어야 한다는 ‘장유유서’ 등 ‘삼강오륜’의 전통적 유교사회였다. 지금도 우리만의 ‘미풍양속’이라며 이를 유지하려 애쓴다. 하지만 신세대는 이를 거부한다.

 오히려 경천동지할 만큼 변해버린 세상에 적응하지 못하는 꼰대들에게선 배울 게 없다고 힐 난한다. 허기야 요즘을 글로벌 세상이라 하지 않던가. 동서가 시간차 없이 유행을 주고받고, 생각과 문화가 교류한다. 주변 웬만한 것은 이미 서구화, 개인화, 자동화가 되었다.

 컴퓨터의 칩이 장착된 인공지능 로봇이 의사노릇을 하고, 청소도 하며, 상담도 해주고 온갖 질문에 답도 해주며, 심지어 섹스체험까지 하게하는 세상이 됐다. 이럴진대 나이 많은 사람이 더 많은 경험을 했을 것이란 주장이 과연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입만 열면 “내가 해봐서 아는데...”라고 말했다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습관적 언어구사도 결국 대표적 “꼰대짓‘에 다름 아니다. 90대 노인이 70대 아들과 공중목욕탕에 입장하면서 ”어른표 1장, 아이표 1장“이라고 말했다는 우스갯소리도 꼰대짓의 유형이라 할 만하다.

 그래 요즘 세상에선 해서는 안 될 대여섯 가지 꼰대짓이 예로서 나와 있다. 초고령 사회인 보은군의 노인들도 참고할 만한 내용이다. 첫째, 상대가 먼저 요청하지 않으면 결코 먼저 조언하려 하지 마라.

 둘째, “이래라, 저렇게 해라”등 지시어를 삼가고, “이렇게 하면 어떠할까” 등 권유어를 사용하라. 셋째, 어떤 일을 처음 하고 있는 사람과 자신의 지금을 비교하지 마라. 넷째, 지나 온 순간과 현재의 상대방을 비교하지 마라.

 다섯째, 조언을 했으면 그 뒤는 잊어버려라. 여섯째, 나이로 밀어붙이지 말고 능력으로 구분하라 등이다. 헌데 사실 이러한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자신도 모르게 자꾸 잔소리를 덧붙이게 된다. 그러다가 “잘 알지도 못하면서 왜 그래?” “알면 얼마나 잘 안다고 그래?”라고 ‘항변’이라도 듣게 되면 그때부턴 나이를 들먹이며 고집스레 밀어붙이게 된다. 영락없는 꼰대짓이다.

 “자신이 남보다 지혜롭다는 착각을 남김없이 없애라. 사람들로부터 질문을 받을 때는 굳이 자신을 돋보이려고 애쓰지 말라. 이 세상에 있는 어떤 것도 내 것이라 고집하지 말라. 생활이나 지식, 도덕에 관해서 자신이 남보다 뛰어나다고 생각하지 마라”고 석가모니도 설파했다.
 늘그막 꼰대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결국 모든 것을 내려놓고 겸손해지는 것뿐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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