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시 확대, 소규모 학교에 영향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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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시 확대, 소규모 학교에 영향 없나
  • 김인호 기자
  • 승인 2019.10.31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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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정시 확대 방안을 주문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교육개혁 관계 장관회의에서 “수시에 대한 신뢰가 형성될 때까지 서울 주요 대학을 중심으로 수시와 정시 비중의 지나친 불균형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조속히 마련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학생부 종합전형에 대한 불신이 큰 상황에서 수시 비중 확대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을 덧붙였다.
이에 앞서 문 대통령은 국회 시정연설에서 “국민들께서 가장 가슴 아파하는 것이 교육에서의 불공정이다. 정시 비중 상향을 포함한 입시제도 개편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문 대통령의 발언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딸의 입시 의혹으로 불공정 논란이 확산된데 따른 수습책 성격이 짙고 여론조사에서 정시 확대 주장이 높게 나오는 것과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문 대통령은 “정부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들 대학에 정시 비중을 일정수준 이상 지켜줄 것을 권고한 바 있지만 그것만으로 부족하다는 게 국민 시각”이라며 “수시비중 확대는 학생부의 공정성과 투명성, 대학의 평가에 대한 신뢰가 먼저 쌓인 후에야 추진할 일”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의 발언이 대입 정시 확대 논란을 가져오고 있다. 정시이건 수시건 일장일단이 있겠으나 한편으로 인구 3만여 명에 불과한 보은지역의 학생들에게는 대학수학능력 시험 전형인 정시 확대가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지 않을까 우려된다.
소규모 지역학교에 해당되는 보은고등학교의 경우 올해 10명 중 9명의 학생이 정시가 아닌 학생부종합전형인 수시를 통해 대학에 진학했다. 대입 진학자 110여 명 중에는 연대, 고대, 한국외국어대 등 20%에 해당하는 학생들이 수도권 대학으로 진학했다. 충북대 등 국공립대학 합격생도 솔찬히 배출했다. 보은여고 역시 정시보다 수시로 대학을 선택한 학생이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도회지로 나가는 중학생이 현격히 줄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수시는 고등학교 학생부 성적 즉 내신성적을 가지고 대학에서 평가하는 대학별고사를 통해 학생을 선발한다. 대개 수시 모집이 유리한 학생은 모의고사 성적보다 내신 성적이 더 좋은 학생들이 준비하는 성향을 보이고 있다. 반면 정시는 수능시험을 통해 얻은 수능 점수, 등급을 갖고 입시를 준비한다. 학생부 성적보다 모의고사 성적이 잘나오는 학생들이 정시를 선호하고 있다.
현재 대학입시에서 정시와 수시의 비율은 7.5대2.5 수준이다. 정시가 확대된다면 그 비중이 어느 정도 수준으로 올라갈지 모르겠지만 보은지역의 인문계 고교들이 대학입시에서 이전처럼 성과를 나타낼지, 수능시험보다 내신에서 유리할 수 있는 관내 중학교 학생들이 보은지역 내 고교를 여전히 선택할지 미리부터 궁금해진다. 공부한다는 학생들이 보다 몰리고 교육 기회나 여건이 시골보다 나은 도시로 학생들이 빠져나간다면 작은 지자체는 더욱 위축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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