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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이야기
<401>
[1436호] 2019년 07월 18일 (목) 최동철 webmaster@boeuni.com

 한반도 한 가운데 내륙에 위치한 보은군은 옛날엔 소금이 매우 귀했을 것이다. 서쪽이나 남쪽바다 염전에서 생산된 소금을 첩첩산중 보은까지 지게에 메고 가져와야 했을 터다. 허구한 날 흘린 땀방울은 물론이거니와 몇 켤레의 짚신마저 소비했을 터이니 가격 또한 부르는 게 값이었을 것이다.

 그래도 별수 없이 사서 먹어둬야 하는 게 바로 소금이다. 설사 금값보다 훨씬 비싸다 하더라도 생명체에 있어 소금은 금보다 더 귀하다고 할 수 있다. 소금(NaCl,염화나트륨)은 나트륨(Na)과 염소(Cl)의 화합물이다. 소금을 물에 녹이면 나트륨 이온과 염화 이온으로 각각 나뉜다.

 나트륨은 동물 혈액이나 림프, 뇌척수액 따위의 산성이나 염기성의 평형을 유지시키는 구실을 한다. 칼륨(K)과 함께 체내에서 신경계 신호를 전달하는 기능도 해낸다. 또한 쓸개즙, 이자액, 장액 등 소화액 성분이기 때문에, 만약 소금 섭취량이 부족하면 소화기능이 떨어지게 된다. 염화 이온 역시 위액 속 염산을 만들어 주는 재료로서 매우 중요하다.

 이처럼 귀한 소금을 팔아 부자가 된 곳은 ‘물의 도시’라는 이탈리아의 베네치아다. 베니스의 소금상인으로 유명세를 탈만큼 베네치아는 지중해를 중심으로 한 유라시아 지역의 주요 소금 무역로였다. 프랑스에서는 왕실 식탁에 꼭 챙겨 놓을 정도로 소금이 귀했다. 이를 악용해 왕실재정을 늘리는 수단으로 소금을 사고팔 때 소금세를 엄청 올려서 마구 걷어 들였다.

 인도 마하트마 간디의 ‘비폭력 무저항 불복종 운동’도 시발점은 소금세에서 촉발됐다. 영국이 식민지였던 인도의 소금을 독점한 뒤 소금 값을 크게 올렸다. 간디는 사티아그라하(소금행진)라고도 불리는 운동을 시작했다. 반신반의했던 인도인들이 점점 행진대열에 합류했다. 결국 영국은 소금 값을 내려야했고 이는 독립운동으로 이어져 간디는 ‘인도의 태양’이 됐다.

 우리나라에서의 소금은 좀 각별한 데가 있다. 예부터 액운이나 부정한 기운을 떨쳐낼 때 사용되는가하면 정화를 할 때나 행운을 부를 때도 사용됐다. 이를테면 상점에서 아침 일찍 물건을 사지도 않는 사람이 시간만 끌다 그냥가면 “재수 없다. 일수 사납다”며 문밖에 소금을 뿌렸다.

 상갓집에 다녀온 때나, 무언가 불길한 느낌이 들 때 몸에 뿌리기도 했다. 토속신앙에서는 ‘소금 놓기’라 하여 그릇에 소금을 수북하게 담아 출입문이나 계산대 옆에 놓아두었다. 부정은 막아주고 행운은 불러와서 장사가 잘된다는 속설 때문이다. 허기야 요즘도 이유 없이 불안하거나 정신이 흐려진다며 굵은소금 서너 알을 입안에 넣고 정신을 가다듬는 노인들도 있다.

 어쨌거나 소금은 인체에 반드시 필요하지만 또 과잉 섭취하면 성인병을 유발하는 원인으로 알려지고 있다. 건강한 삶을 위해 소금 섭취량을 줄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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