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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문(指紋)과 유아독존
[1435호] 2019년 07월 11일 (목) 이장열 (사)한국전통문화진흥원 이사장) boeuni.com

 사람을 포함한 영장류 동물에서 발견되는 지문은 손가락 끝부분에 난 소용돌이 모양의 무늬다. 이것은 사람마다 모두 다르고 일란성 쌍둥이들 도 서로 다르다고 한다. 두 사람의 지문이 우연히 같을 확률은 약 870억분의 1정도에 불과하다고 한다. 또, 평생 변하지도 않는다고 한다.
 손바닥에 보이는 작은 지문이 나를 나타내는 자화상임을 생각하니 내가 참으로 귀한 존재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석가모니가 “천상천하 유아독존(天上天下唯我獨尊)”이라 했던가? 혹자가 그 깊은 의미를 모르고 다짜고짜 비하한다면 그도 역시 다른 사람들로부터 “그건 네 생각일 뿐”, “너는 네가 믿는 생각의 노예”라고 무시당할 것이다. “유아독존”이란, 모든 인간은 최고로 존귀한 존재로 태어났다는 말이다. 자연히 주위가 없으니 외로운 법이다. 이것은 깨달아서 얻을 일이지 너절한 말은 필요 없다. 석가모니는 그것을 깨달은 선각자였기 때문에 자신이 최고로 존귀하다는 말이었다. 그리고 깨닫는 자는 누구나 석가모니처럼 극락의 길, 영생의 길인 부처가 될 수 있다고 가르친다. 사람들은 특별히 어떤 존재를 모시기 위해서 태어난 것도, 남의 종으로 일생을 희생되는 그런 비천한 존재로 태어난 것도 아니다. 모두가 존귀한 존재로 자유롭게 태어났을 뿐이다.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자유인의 생각이요 모습이 아니겠는가? 이것을 깨닫지 못한다면 그는 영육간에 남의 물건 취급받는 종살이를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연전에는 인공위성 스피릿호가 그 먼 화성에서 보내온 회오리바람 동영상을 본 일이 있는데 그때의 흥분이 아직도 가시지 않는다. 화성과 지구는 공중 유영하는 별들이기 때문에 서로간의 거리는 수시로 변한다. 두 별간의 거리가 가장 가까울 때가 56,000,000km, 멀어졌을 때가 225,000,000 km나 된다. 2015년에 명왕성을 방문한 바 있는 가장 빠른 우주선 뉴 호라이즌(New Horizon)호의 속도가 시속 58,000 km(초속 16km)이었으니 이런 속도로 화성까지 가도 최소 39일, 최대 289일이나 걸린다. 화성의 회오리바람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언젠가 망원경으로 광할한 밤하늘에서 토성을 찾아내고 그 예쁜 고리띠를 보았을 때와 같은 환희를 느꼈다. 허허벌판 좌측에서 생성된 회오리가 오른쪽으로 이동하다가 사라지는 저 모습이 내 손바닥 지문의 신기함과 어우러져 내가 누구인가를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우주 공간을 떠서 곡예하듯 유영하는 지구공에 무조건 올라타고 어디로 가는 것인지? 바이라스같이 작은 이 미물의 존재는 무엇인가? 인간으로 태어난 것이 천만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현실로 돌아와 보면 인간세상은 그렇게 한가한 모습이 아니다. 바로 전근대적인 북한 독제체제의 위협이다. 어린 나이에 맨손바닥으로 보석연마 일을 했던 젊은 탈북여자의 북한 실상은 비참했다. 지배자의 통치자금 마련을 위해 소녀들은 한달에 쌀 1kg을 살 수 있는 적은 돈을 벌기 손에 생긴 물집의 고통을 쫓겨나지 않으려고 참는다고 했다. 손바닥에 굳은살이라도 생기면 바로 쫓겨나 매달 지급되는 식량배급도 못받는다고 했다. 인권은 없고 오직 보석연마를 위한 소녀의 부드러운 손만 필요했다.
 지문은 얼굴보다도 더 정확한 바로 자기 자신이다. 북한 당국은 아이들 자신인 지문마저 지우는 만행을 저지르고 있는 것이다. 더욱 위태로운 발상은 현재 대한민국의 정부여당이 헌법에서 ‘자유’라는 말을 빼버리고 전근대적인 북한체제로 가려고 시도하고 있다는 점이다. 민주주의라는 단어는 이미 퇴색된 용어일 뿐이다. 인권 제로지대인 북한도 민주주의국(“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고 하지 않는가? 다만 그들이 극도로 기피하는 단어가 ‘자유’와 ‘인권’인데 이 두 단어만 빼내면 우리는 곧바로 자유가 없는 공산독제 체제로 줄달음질 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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