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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구리 없는 능력자(?)
<381>
[1416호] 2019년 02월 28일 (목) 최동철 webmaster@boeuni.com

 오는 13일 치러지는 전국동시조합장선거를 지켜보는 입장에서 궁금한 점이 두 가지 있다. ‘조합장’이 얼마나 대단한 자리기에 저리 많은 돈을 써가며 되려고 할까. 5만 원 권 10장씩을 둘둘 말아 악수하는 척하며 건넸다는데 얼마나 큰 부자일까 등등이다.

 또한 생각건대 조합장으로서의 업무수행 능력보다 금품살포 여부에 따라 당락이 결정되는 세태라면 820여 년 전 고려시대나 지금이나 진배없다는 것이다. 그 때 그 당시도 약육강식의 무신정권 시대라 민도(民度)는 열악했다. 불법이 판치고 금품살포, 뒷거래가 성행했다.

 어느 정도였느냐면 당대 최고의 문장가 이규보(李奎報 1168~1241)와 관련된 속설에서 알 수 있다. (※ 그는 몽골군의 침입을 진정표(陳情表)로써 격퇴한 바 있고, ‘동국이상국집’ ‘국선생전’ ‘동명왕편(東明王編)’ 등 13세기 문학사에 하나의 지평을 열었다)

 그는 아홉 살 때 시를 짓는 등 신동이었다. 헌데 정작 스무 살이 넘도록 과거시험에선 연속 낙방했다. 낙심한 그는 장자 사상에 심취해 시를 짓고 동명왕편 등 글을 쓰며 세상을 떠돌았다. 서른 살 즈음에 왕도 개성에 돌아왔으나 여전히 궁핍한 생활이었다.

 이 때 무신정권의 최고 실력자 최충헌을 만나게 된다. 평복을 입고 암행 시찰 중이던 그가 이규보의 집 대문 앞에 붙여놓은 ‘有我無蛙 人生之恨 유아무와 인생지한)’을 보게 된 것이다. 글자 그대로만 보자면, ‘나는 있는데, 개구리가 없다. 인생의 한이다’라는 의미다.

 그 뜻이 궁금해진 최충헌은 인근 주막에 가서 이규보가 사는 외딴집 내력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어릴 적 신동이었으나 과거시험에 연거푸 낙방한 뒤로 집안에만 처박혀 책만 읽는다는 얘기였다.

 다시 이규보의 집을 찾은 최충헌은 문밖 글귀가 암시하는 내용에 대해 묻는다. 이에 이규보는 ‘꾀꼬리와 까마귀의 노래시합’을 예로 들며 내력을 설명했다. 아름다운 소리의 꾀꼬리와 투박한 소리의 까마귀 노래경연의 결과는 누가 들어도 우열이 뚜렷하다.

 그런데 심판관 두루미가 판정한 결과는 정반대였다. 열심히 연습하여 소리가 더 아름다워진 꾀꼬리의 노력은 허사가 됐다. 연습은커녕 논두렁의 개구리만 잡아다 두루미에게 갖다 바친 까마귀가 이겼다.

 즉, 능력은 있으나 갖다 바칠 돈과 뒷배경이 없어 과거시험에 낙방하고 있음을 에둘러 표현한 것이라 설명했다. 최충헌은 이규보에게 ‘며칠 후에 임시과거가 있다하니 꼭 응시해보라’고 권유했다. 물론 과거가 치러지는 그 날의 시제는 바로 ‘有我無蛙 人生之恨’이었다.

 이번 조합장 선거는 적어도 조합원과 조합의 이익을 창출하는 능력 있는 인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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