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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친 텃세
<375>
[1410호] 2019년 01월 10일 (목) 최동철 webmaster@boeuni.com

 몇 해 전, 도시 살던 쥐 세 마리가 보은군에 귀농 귀촌했다. 친구 시골 쥐의 권유도 있었고 마침 은퇴를 준비하던 터라 살기 좋다는 보은군을 택했다. 마로면, 수한면, 내북면에 각각 새 둥지를 틀었다.

 늘 쫓기다시피 한 도시 쥐 생활이었지만 먹고, 마시고, 입는 것은 명품이거나 고급스러웠다. 문화생활 또한 첨단을 즐기며 여유작작했다. 놀러왔던 시골 쥐가 “도시는 쥐 살 곳 못된다.”며 하룻밤 만에 부랴부랴 귀향했지만 도시 쥐들에게 있어 도시는 편리한 삶의 터전이었다.

 헌데 보은군에 막상 귀농 귀촌해보니 불편 투성이 였다. 일자리도 부족했고 문화 의료복지 뿐만 아니라 관련된 시설의 서비스수준은 도시에 비해 턱없이 부족했다. 자가 차량이 없으면 한밤중 약 사러 나갈 수조차 없는 등 불편사항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더구나 야박해진 시골인심은 ‘공연히 귀농 귀촌했나.’하고 회한이 들 정도로 도시 쥐를 피곤하게 했다. 친구 시골 쥐의 ‘농촌예찬’처럼 시골하면 예부터 물 맑고 공기 좋고 인심 후하다는 게 도시 쥐가 늘 동경해오던 농촌의 모습이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시골풍경은 이제 전설이 되고 말았다. 요즘은 무법천지에 말도 안 통하는 사회, 큰 소리만 질러대고 상대방에게는 말할 기회조차 주지 않는, 나만이 옳고 상대는 배려하지 않는 야박한 사회로 변모해 버린 듯하다.

 귀농 귀촌한 도시 쥐는 토착 시골 쥐들에게 있어 영원한 이방(異邦) 쥐요, 타지(他地) 쥐였다. 설사 십 수 년을 한 마을에서 살았다 하더라도 귀농 귀촌한 ‘도시 쥐는 타지 쥐(놈)’인 것이다. 고로 체면 깍 일세라 결코 먼저 인사 하는 법이나 아는 척을 하지 않는다.

 자신은 이 마을에서 태어난 토박이 쥐로서 “타지 쥐인 너는 나를 깍듯이 대우해주어야 한다.”는 투로 은근 으름장만 놓는다. 정작 본인은 돕지 않으면서 자신의 농사일이나 집안일은 무조건 와서 도와주길 원한다. 안하면 ‘버르장머리 없는 못된 도시 쥐‘가 되고 만다.

 어느 시골 쥐들은 마을 앞 도로 건너편에 단지를 조성해 살고 있는 귀농 귀촌 도시 쥐 몇 세대에게 경로당이나 마을 일은 품앗이 시키면서 주민으로서의 혜택은 주지 않는다. 이에 이주해 온 도시 쥐들은 별도의 경로당을 세워달라며 민원을 야기하고 있다.

 자료에 의하면 도시에서 귀농 귀촌한 10명의 이주민 중 1명은 원주민과 갈등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주민 입장에서는 귀농 귀촌 적응하랴, 원주민과 갈등 해소하랴 이중고를 겪는 셈이다.

 갈등은 양측이 서로하기 나름에서 비롯된다. 상대방을 이해하려는 역지사지의 마음을 갖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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