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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 보내고, 또 오고
[1407호] 2018년 12월 20일 (목) 김홍춘 webmaster@boeuni.com

12월이다. 이달만 되면 사람들은 무엇이 가고, 보내고, 또 오고 있다고 생각들을 하게 된다. 송년회(送年會) 혹은 망년회(忘年會)라는 명분으로 가족이나 그룹들끼리 회식의 자리를 갖는다. 송년회, 망년회는 같은 뜻의 말이다. 한해를 보내며 그해의 온갖 괴로움을 잊자는 뜻의 모임이다. 그러다 망년회는 일본식 표현이라 하여 현재 많은 이들은 긍정적이며 순화적인 송년회로 많이 쓴다.
곰곰이 생각해 본다. 우리들 모두는 무엇을 보내고, 어떤 것들이 가고, 또한 어떤 것들이 오고 있는지? 나 자신은 보낸 것도 간 것들도 아무것도 기억에 없다. 그냥 잘 보이지 않고 알 수 없는 그곳에 있었을 뿐이었다. 또한 올 것들도 모른다. 지구의 자전과 공전 속에 유한(有限)하기만한 생명체로 얹혀 있는 생로병사(生老病死)라는 짜여 진 각본에 의해 존재할 뿐이다.
조선중기 여수인 이수광은 늙어감에 시간들의 공간과 가는 것, 보내는 것, 오는 것들을 깊이 느낄 때쯤 곱게 나이 먹어가는 일들을 생각했다.
사람이 세상을 살다보면 역경이 적지 않다. 구차하게 움직이다 보면 그 괴로움을 이기지 못한다. 이 때문에 바깥일이 생기면 안배하고, 순응하고, 형세나 이익의 길에서는 놀란 것처럼 몸을 거둔다. 다만 문을 닫아걸고 고요하게 지키면서 대문과 뜨락을 나가지 않는다.
마음과 운명의 근원을 마음으로 살피고 함양하는 바탕에 대해 오로지 정신을 쏟는다. 엉긴 먼지가 방안에 가득하고 고요히 아무도 없는 것같이 지내도 마음은 환히 빛나 일렁임조차 없다. 질병이 날로 깊어가도 정신은 더욱 상쾌하다. 바깥에 근심이 들어오지 못하고 꿈자리가 사납지 않다.
세상사는 일에 어려움은 늘 있게 마련이다. 일에 닥쳐 아등바등 발만 구르며 사는 일은 고해(苦海) 그 자체이다. 바깥으로 쏠리는 마음을 잘 거두어 잘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일확천금을 벌 수 있다고 꼬드기면 못들을 말을 들은 듯이 몸을 움츠린다. 바로 두문정수(杜門靜守)이다.
생각이 많은 일이 생기면 낙담하지 않고 곧 지나가겠지 한다. 나이 들어 몸이 아픈 것이야 당연한데 덩달아 정신마저 피폐해지면 민망하다. 거처는 적막하고 소슬해도 마음속에 환한 빛이 있고 웬만한 일에도 동요하지 않는 기상이 있다. 근심이 쳐들어와도 나를 흔들지 못하고 늘 꿈없이 잠을 잔다. 마음의 불빛이 꺼진 인생은 세상의 일마다 모두 간섭해야 하고 제 멋대로 해야 직성이 풀리니 분노도 식지 않고 꿈자리가 사납다 하였다.
아프리카에서는 갓난아이의 죽음보다 노인의 죽음을 더 슬퍼한다. 노인은 많은 경험을 쌓았기 때문에 부족의 남아 있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지만 갓난아이는 세상을 경험해보지 않아 자기의 죽음조차 의식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유럽에서는 갓난아기의 죽음을 슬퍼한다. 살았더라면 아주 훌륭한 일을 해낼 수 있었을 아기의 죽음을 안타까워하는 것이다. 그에 비해 노인과 죽음에 대해서는 거의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어쨌든 노인은 살만큼 살았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한국의 역사도 마찬가지다. 세상을 살다 죽음을 맞이하면 살아 있을 때 각종 행적과 업적들을 사후 묘비명에 기록하여 보존하는 문화가 있다.
가고, 보내고, 하는 것에 연연하지 말자. 실체 없는 그런 것들에 휩쓸리지 말고 그것에 쓸 비용들을 부모가 생존하신다면 함께하여 그들 삶의 지혜를 배워라. 또한 오는 것들에 대한 두려움도 갖지 말자. 이러한 것들은 짧은 순간순간마다 일어나고 있고 죽음만이 끝낼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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