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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짓날 기나긴 밤
<372>
[1407호] 2018년 12월 20일 (목) 최동철 webmaster@boeuni.com

 내일 모레 22일, 음력 11월16일은 연중 밤이 가장 길다는 동짓날이다. 동지(冬至)는 24절기 중 22번째 절기로 북반구에서 태양의 남중고도가 제일 낮은 날이다. 이날 보은군의 일출시간은 오전 7시43분, 일몰 시간은 오후 5시17분이다. 낮의 길이가 9시간 34분에 불과하다.

 올해 절정의 기나긴 밤인 만큼 아쉬움을 떨쳐내듯 달은 한껏 밝다. 만삭을 하루 넘긴 둥근달이다. 해 지기 16분 전인 오후 5시1분에 뜬다. 그런 뒤 시쳇말로 ‘허벅지 바늘로 찌르며 긴 밤을 탓하는 이들’을 밤새 희롱하다 다음날 아침 6시45분에 지친 듯 사그라질 것이다.

 우리나라는 예부터 동짓날 팥죽을 먹었다. 팥죽 먹는 풍습은 붉으스름한 죽의 색이 귀신 등 나쁜 기운을 물리치고 전염병을 방비한다는 관념에서 비롯됐다. 그래서 출입구라든가 바깥 변소인근에 솔가지로 팥죽을 흩뿌리기도 했다.

 또 찹쌀로 만든 새알심을 팥죽에 넣어 먹는데 나이 수만큼 먹었다. 다만 그 해 동지가 음력 11월10일 안에 있으면 ‘애동지’라 해서 ‘이롭지 못하다’며 아이들에게는 팥죽을 먹이지 않았다. 중순이면 ‘중동지’, 그믐이면 ‘노동지’라 하는데 올 동지는 ‘중동지’이다.

 동지와 관련된 속담에 ‘배꼽은 작아도 동지 팥죽은 잘 먹는다’가 있다. 얼핏 보기에 변변치 않은 사람이 뜻밖에 하는 일은 잘한다는 의미에서 사용된다. 옛날에 귀농, 귀촌했던 그러한 인물이 있었다. 불세출의 명작 ‘도화원기’ ‘귀전원거’로 유명한 시인 도연명(陶淵明)이다.

 성씨부터 질그릇을 만드는 옹기장이 도(陶)이니 어련했으랴. 그가 스스로를 빗댄 산문형식의 ‘오류선생전’에 자신을 이렇게 표현했다. ‘어디 사림인지 모르고 또 성과 자도 자세하지 않으니 집 옆 버드나무 다섯 그루가 있기에 오류(五柳)로 호를 삼았다.

 한적하고 조용하며 말이 적었고 명예나 실리를 바라지 않았다. 책읽기를 좋아하지만 깊이 파고들지는 않는다. 매번 뜻에 맞는 글이 있으면, 곧 즐거워 식사도 잊었다. 좁은 방은 쓸쓸하기만 하고 바람과 햇빛을 제대로 가리지도 못한다.

 짧은 베옷을 기워 입고, 밥그릇이 자주 비어도 마음은 편안하다. 항상 문장을 지으며 스스로를 즐기면서 자못 자신의 뜻을 나타내려 하였다. 얻고 잃음에 대한 생각을 잊고서, 이러한 상태로 자신의 일생을 마치려 하였다.‘

 귀농, 귀촌을 포함해 말년의 농촌생활은 사실 오류선생처럼 맘 편한 여생을 살고자 함이다. 도회지 삶 때처럼 강박에 사로잡혀 무리할 필요가 없다. 쓸데없이 자기 과시를 할 필요도 없다. 그저 농촌 생활에 걸맞게 근검절약 검소하게 자족하면 그뿐이다. 

 어쨌든 이번 동짓날은 팥죽을 먹어보자. 그리고 기나긴 밤 사색의 시간을 가져봄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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