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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위 단상
<360>
[1395호] 2018년 09월 20일 (목) 최동철 webmaster@boeuni.com

 우리나라 텃새 중에 까마귀가 있다. 대뇌가 발달해 학습능력이 좋은 새로 알려진다. 가족단위의 큰 무리를 이루며 지도자가 있고 서로 간 의사소통을 한다. 전 세계에 약 100종이 있으며 우리나라에는 8종이 있으나 큰부리까마귀와 까마귀만이 텃새다.

 까마귀는 신령스러운 새로 앞일을 예언하는 능력이 있다고 인식됐다. 또한 태양의 정기를 받은 세 발 달린 까마귀 즉 삼족오(三足烏)로 형상화되어 고구려의 상징이 됐다. 일설에 하늘의 이치를 까마귀가 잘못 전달해 어른과 아이, 부모와 자식의 죽는 순서가 뒤바뀌었다고 한다.

 이때부터 까마귀 울음소리는 불길한 징조가 됐고 마을에 초상이 난다고 믿는 정서가 자리 잡았다. 한편 까마귀는 효조(孝鳥), 자오(慈烏)라고도 불린다. 어미 새가 먹이를 물어다가 부화한 새끼를 키우지만 석 달이 지나면 새끼가 먹이를 물어다가 어미에게 바치는 새이기 때문이다.

 이를 빗대 조선시대 대사헌과 예조판서를 지낸 박장원이 ‘까마귀 새끼가 자란 뒤에 늙은 어미에게 먹이를 물어다 준다’는 시, 반포오(反哺烏)를 저서 구당집(久堂集)에 실었다.

 ‘나의 연로한 어버이에게(士有親在當)/ 가난하여 진수성찬도 못 해 드리네(貧無甘旨具)/ 새조차 사람에게 감동을 주지만(林禽亦動人)/ 효도하는 숲속 까마귀 보며 그저 눈물만 흘리네(淚落林烏哺)’

 고향의 부모를 찾아뵙는 귀성의 때가 어김없이 다가왔다. 이번 추석에도 기천만을 넘는 사람들이 밤을 지새우며 몇 시간 씩 길 위에 시간과 돈을 흩뿌리는 ‘민족 대이동’의 대역사가 진행될 것이다.

 하지만 그토록 기진맥진한 끝에 고향의 삽짝을 밟은 그들이지만 짧으면 한나절, 길어야 이틀 정도에 후루룩 떠나버리고 만다. 고향 초입의 ‘고향방문을 환영합니다’라는 현수막이 무색할 정도다.

 물론 차례를 지내고 성묘를 하고 일가친척들과 술잔을 나누긴 할 것이다. 다만 이들을 대하는 부모 마음은 왠지 씁쓸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올라가는 길도 막힐 거라며 부랴부랴 도회지로 돌아가는 자식들에게 부모는 그저 손만 흔들어 줄 뿐이다.

 며칠 전부터 마당 쓸고 집안 정리하며 대처로 간 자식들이 손주 앞세워 문안에 들어서길 이제나저제나 기다렸던 노인들의 마음은 또다시 공허해 질 것이다. 허기야 단 하루였을망정 시끌벅적 부산하게 으스대는 자식들의 성공담에 덩달아 뿌듯함을 느낄 수도 있다.

 그렇기는 해도 고향의 부모님들은 치아가 몇 개 남아 있는지, 몸 아픈 곳은 어떠한지, 생활은 안녕하신지를 진정 물어 와주는 까마귀 같은 자식들을 고대하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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