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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의 자격
[1391호] 2018년 08월 23일 (목) 김홍춘 webmaster@boeuni.com

작금의 한국사회는 저출산과 함께 빠르게 진행되는 노인 고령화 시대가 국가적, 사회적, 가정적으로 많은 문제점을 야기 시키고 있다. 우리 보은지역도 그 어느 곳보다 심화되고 있음은 지역인구의 30%이상이 노인 인구가 되어있는 초고령 사회로 진입되고 있다.
노인은 세월의 흐름과 함께 불가항력적으로 닥쳐야할 운명이다. 노인들에 대한 호칭도 작금은 어른, 어르신으로 바뀌어 가고 있는 모습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유의할 점은 어른은 본래 나이를 먹은 사람이 아니다. 고려시대나 조선시대는 결혼한 사람을 어른이라 보통 칭하였다.
어른이란 확립된 자아를 가지고 자유의지에 의해 행동하는 인간으로 분류하였다. 그러므로 어른이 되기 위해서는 자신이 짊어져야할 책임과 의무를 감수하며 당당하게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며 반대로 자신의 잘못을 받아들일 줄 알아야 한다. 그러므로 충동에 휩쓸리지 않고 냉철한 판단력과 자신의 감정을 조정할 줄 아는 사람을 어른이라 호칭할 수 있을 것이다.
흔히 노인을 어르신이라 호칭하는 것은 남의 아버지를 높여 부르는 말이며 춘부장(春府丈)과 비슷한 뜻으로 이해할 수 있겠다. 어른으로 인격이 수양되어 노인이 되어도 주위로부터 어르신으로도 존경받는 사회가 이뤄진다면 그 얼마나 건강한 사회일까 싶다.
1850년대에 새니얼호손이 쓴 단편소설 ‘큰바위 얼굴’이란 소설이 생각난다. 주인공 어니스트란 소년은 남북전쟁이 끝난 혼란스러운 현실 속에 그의 엄마로부터 바위언덕에 새겨진 큰바위 얼굴을 닮은 훌륭한 사람이 나타날 것이라는 이야기를 늘 들으며 자라왔다.
주인공 자신도 어떻게 살아야 큰바위 얼굴처럼 될까 생각하면서 진실하고 겸손하게 살아간다. 세월이 흐르는 동안 돈 많은 부자, 싸움 잘하는 장군, 말 잘하는 정치인, 글잘 쓰는 시인을 만났으나 큰바위 얼굴처럼 훌륭해 보이지 않았다.
세월이 흐른 후 대중 앞에서 연설을 하게 된 어니스트는 얼마나 감동적이며 훌륭하였던지 어느 시인이 저 성자다운 모습을 보라! 바로 어니스트가 우리가 학수고대하던 ‘큰바위 얼굴이다’라고 소리친다.
하지만 할 말을 다 마친 어니스트는 집으로 돌아가면서 자기보다 현명하고 더 나은 사림이 큰바위 얼굴과 같은 용모를 갖고 나타나기를 간절히 마음속으로 바란다.
위대한 인간의 가치는 돈, 위압적인 권력, 세속적인 것이 아니라 끊임없는 자기 탐구를 거쳐 얻어진 말과 사상, 이와함께 생활의 이치가 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 어니스트는 그의 간절한 염원인 큰바위 얼굴이 되어 있었다.
모든 문명은 결국은 멸망과 소멸의 길로 치닫는다. 극단의 이기주의와 무한경쟁을 기반으로 하는 근대문명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그렇다고 봉건시대로 돌아가자는 것도 아니고 근대문명을 거부하는 것도 아니지만 동서양을 막론하고 인간적 사회의 저변에 흐르는 진리는 변하지 않는다.
어른과 어르신의 사회에서 우리사회는 점점 심화되는 정신의 피폐에서 잠재되어 있는 동양문화 중 선비정신의 부활이 필요하다고 느낀다.
지족(知足)하여 분수를 지키며 만족할 줄 아는 삶 청빈정신과 명예를 중히 여기는 고매한 인격 함께 살고 나누는 선비정신을 갖은 어른과 어르신의 삶이 아닐까? 의미 없이 부르는 어른과 어르신이 아닌 존경과 닮고자하는 분들이 많아지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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