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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고기와 단고기를 위한 변명
[1388호] 2018년 07월 26일 (목) 김병서 객원기자 webmaster@boeuni.com

민족 구성원들이 오랫동안 함께 축척시켜온 사고체계나 생활양태 및 지혜를 민족문화라고 한다. 오천년의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우리민족도 우수한 민족문화를 가지고 있다.
남북분단이란 민족의 참화가 70년 이상 이어지고 있지만 오천년의 민족사에서는 짧은 순간일 뿐이다. 분단시기에도 민족 문화가 쉽게 바뀌진 않았겠으나 남북이 단절된 상황에서 각기 새로운 문화를 접하고 발전시켜 왔기에 일부분에 있어서는 이질화(異質化)가 심화되어 왔다고 한다. 그 중 하나가 개고기 식용 문화일 것이다.
북에서는 개고기를 단고기라 부르고 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말이다. 지금보다 상대적으로 남북의 왕래가 빈번했던 시기에 평양에서 개고기(단고기) 코스 요리를 접했다는 사람들도 있었고 중국의 주은래 총리가 북측의 김일성 주석으로부터 단(개)고기를 대접받았다는 기록도 있는 것으로 보아 북에서는 개고기 식용문화가 상대적으로 더 발전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남북의 왕래가 자유로워지면 평양의 고려호텔 2층에 있다는 개고기 식당에서 북쪽의 단고기 코스요리 맛도 볼 수 있겠다.
우리 남쪽에서는 여름철이 되면 개고기를 둘러싼 논쟁이 치열하게 전개되어 왔다. 개고기를 혐오식품으로 규정하고 식용을 금해야 한다는 동물 애호가들의 주장과 전통음식으로 옳고 그름의 문제로 접근하면 안 된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비단 우리만의 문제가 아닌 것 같다. 중국 남부 광시좡족(廣西壯族) 자치구 위린(玉林) 시에서는 매년 하지를 시작으로 열흘간 '개고기 축제'가 열려 엄청난 논쟁이 일고 있으며, 최근에는 베트남에서 개고기의 인기가 높아져 년간 1천만 마리의 수요가 발생한다고 연합뉴스는 전하고 있다.
개고기 식용을 반대하는 동물 애호가들을 비롯한 우리 내부의 자체적 인식과 서구의 문화가 우리문화에 스며들어 온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보도에 따르면 축산법상 가축에서 개를 제외하자는 법안이 지난 6월 15일 바른미래당 이상돈 의원을 대표로 의원 발의됐고,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10명이 '동물보호법 일부 개정 법률안'을 지난달 말 발의했다고 한다. 두 법이 모두 국회에서 통과되면 개는 더 이상 식용 목적으로 기를 근거를 상실하게 된다는 것이다.
동물보호단체에서는 개정안의 조속한 처리를 요구하고 있다. 식용으로 개를 키우는 농장주나 판매상들은 식용으로 도살되는 개는 반려견과 다르기에 불법이 아닌 행위이며 생계의 위협을 받게 되어 하루아침에 법으로 금지할 수 없다고 반발하고 있다.
문화는 그 자체가 생명력을 가지고 있는 생명체이다. 개고기 식용문화가 우리 사회에서 예전에 비해 생명력이 약해졌고 파생되는 경제력도 하락하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민주사회에서 문화적 현상을 법으로 규제하거나 강제로 퇴출시킬 수 없다. 개고기 식용에 대한 구성원들의 인식이 변화하고 있음을 인정하고 상호 공존할 수 있는 방안 모색이 더 합리적 접근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서로의 다름을 인정해야 생산적인 논쟁이 가능하다. 개고기를 위생적으로 취급하는 기준 마련이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극소수의 사람이 선호하는 식품이라도 국민의 건강이 우선이다. 혐오식품이라는 극단적인 전제를 가지고 접근하면 안 된다.
역사의 전환과 문화적 변천은 법으로 강제된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변화 발전되는 것이다. 어느 날 갑자기 구석기 시대가 신석기 시대로 변한 것이 아니다. 개고기 식용이 금지되면 단고기를 먹기 위해 평양까지 가야할 행복한(?) 번거로움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생각은 단꿈이 아닌 개꿈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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