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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혐, 여혐이라니...
[1387호] 2018년 07월 19일 (목) 보은신문 이사 남 광 우 webmaster@boeuni.com

  세상에 별 일도 많다. 자연의 섭리를 거슬려 남녀가 서로 욕하고 혐오하는 사이트에 회원이 수십만 명씩이다. 얼마 전 서울에선 2030세대 여성 6만 명이 모여 시위를 했는데, 남성중심사회에 대한 규탄을 넘어 남성 자체를 혐오하는 시위였다. 남성들이 인터넷에서 여성을 비하하고, 남녀 차별이 고착된 사회구조와 공권력에 대한 반발이었다. 
 
  2030세대는 단군 이래 처음 딸 아들 차별 없이 사랑받고 자란 세대다. 그들은 어릴 때부터 부모의 교육열로 높은 학력과 스펙에 대한 자부심이 강하다. 그러나 일부는 치열한 경쟁에 밀려 취포자(취업포기자)가 되어 이생망(이번 생은 망했다)이라며 세상을 한탄하기도 한다.

  이들의 이성간 혐오는 ‘일자리’ 탓일 것이다. 남성은 여성들이 내 일자리를 빼앗았다 여기고, 여성은 능력에 비해 차별받고 있다는... 이 남녀 간의 전쟁은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 내지 못한 기성세대 탓인지, 편한 일자리만 찾는 요즘 세대의 나약함 탓인지 따지지는 않겠다.

  분명한 것은 여성은 아직 남성에 비해 약자이고, 그래서 좀 더 배려 받아야 마땅하다. 고위직으로 올라갈수록 그렇다. 나는 딸이 직장이나 사회에서 여성이라서 부당한 대우 받길 원치 않는다. 그렇다고 아들들의 일방적 희생에도 반대한다. 다만 ‘남혐’, ‘여혐’이라며 극단적인 남.녀간 패싸움은 남매를 둔 아버지로서 아프다.
 
  시대의 흐름은 남여가 차별받지 않는 사회로 강화되는 중이다. 다소 빠르거나 조금 늦을 뿐. 우리가 사는 보은군은 급속한 변화를 싫어하는 매우 보수적인 곳임에도 남녀 간의 역할에 있어선 상당히 관용적이다. 여성들은 이미 주요 기관의 장을 맡아왔고 일을 잘 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7대 보은군의회는 8명 의원 중 여성이 셋으로 40%를 점했고, 여성 군의장은 임기 후 깨끗이 물러서는 행보로 ‘아름다운 뒷모습’이란 찬사를 들었다. 한 달 전 실시된 지방선거에서도 한명 뽑는 도의원 선거에 당당히 경선을 통과한 여성후보 둘만이 경쟁하는 초유의 일도 있었다.

  그 뿐 아니다. 작년 연말 부임한 보은군 최초의 여성 경찰서장은 경로당, 장애인복지관, 다문화센터 등 사회적 약자를 찾아다니며 그들의 불편을 해결하는 의사역할을 마다하지 않아 칭송이 자자하다. 교육장직도 이미 몇 년 전 여성이 다녀갔고, 최근엔 우체국장도 여성이 왔다니 세상의 변화를 실감하게 된다. 그렇다고 누구도 놀라거나 불편해 하는 사람을 보지 못했다.

  99세인 철학자 김형석 박사는 남성이 나이를 먹으면 여성의 보호를 받으며 사는 게 삶의 이치란다. 고령사회에 들어선 보은에서 여성이 기관장이 되는 것은 자연스런 일이다. 군청이나 면사무소에 여성공무원들이 많은 것도 반가운 일이다. 요즘엔 제복 입은 여성경찰과 소방대원도 자주 눈에 띈다. 멋지다.    
 
  앞서 말한 남녀 간 싸움이 보편적인 현상은 아닐 것이다. 이를 극복하려면 위정자들이 정책을 잘 만들어 기업이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 수 있게 해야 한다. 젊은이들이 여성을 김치녀, 된장녀라 조롱하고, 한국 남성을 찌질 하다며 벌레(한남충)보듯 하는 사회는 정상이 아니다. 선남선녀가 이성을 존중하고, 결혼하고 싶어 하고, 맘 편히 아이를 낳을 수 있는 사회가 되길 꿈꾼다. 남녀가 인격과 실력으로 존중받는 시대에 살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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