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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아 물럿거라!
<352>
[1387호] 2018년 07월 19일 (목) 최동철 webmaster@boeuni.com

 폭염의 기세가 꺾일 줄을 모른다. 보은군 낮 최고 기온이 연일 35도를 오르내린다. 대구 영천 경산 등은 37~8도를 웃돈다. 밤이 되도 지열이 식지 않는다. 대부분 지역에서 열대야 기준인 25도를 웃돈다. 많은 이들이 밤잠을 설친다.

 전국에 폭염경보, 폭염주의보가 발효 중이다. 이 같은 최강 폭염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기상예보다. 온열 질환 위험도를 알려주는 더위 체감지수도 연일 ‘위험’ ‘매우 위험’단계까지 치솟고 있다. 벌써 사망자가 4명 째 발생했다.

 볕이 강한 낮 12시부터 해질녘 6시까지는 밭일 등 야외활동을 자제해야 한다. 물도 자주 마셔 체온도 낮춰져야 한다. 특히 노인네가 “잠깐 밭일인데 괜찮겠지”하는 생각에 땡볕에서 쪼그리고 앉아 일하다보면 큰 낭패를 겪게 될 수도 있다.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하는 말이 있다. 이런 폭염에는 계곡이나 바닷가로 피서를 가는 게 상책이기는 하다. 허나 피서여행은 시간과 돈 외에 이동에 따른 여러 가지 번거로움을 수반해야 한다.

 차라리 냉장고를 열고 냉수와 얼음으로 화채를 만들어 먹을 수 있다면 더위를 식히는데 있어 버금간다할 수 있을 것이다. 이동수단이 거의 없었던 조선시대 때에도 석빙고(石氷庫)의 얼음으로 화채를 만들어 먹었다는 기록이 전해진다.

 조선왕조실록을 보면 중종 35년, 즉 1540년 여름은 유난히도 폭염이 기승을 부렸다. 중종임금이 폭염에 고생하는 백성들의 고충을 걱정하고 기우제를 의논하는 문구가 여럿 나온다. 폭염에 대비해 선조들은 석빙고를 곳곳에 만들었다.

 한양에는 서빙고, 동빙고가 있었다. 옥수동 동빙고는 왕실 제수용 얼음을 관리했다. 용산 서빙고는 궁궐과 관아의 주방 그리고 백관에게 벼슬에 따라 얼음을 배급했다. 이를 위해 조정은 한 겨울 한강의 얼음이 4치 이상 두꺼워지면 백성들을 부역에 동원, 얼음을 채취했다.

 ‘늦겨울 한강에 얼음이 꽁꽁 어니/ 천만 사람 우르르 강 위로 나왔네./ 쩡쩡 도끼 휘두르며 얼음을 찍어내니/ 울리는 그 소리가 용궁까지 들리겠네./ 찍어낸 층층 얼음 설산처럼 쌓이니/ 싸늘한 그 음기가 뼛속까지 파고드네.’ 조선시대 김창협의 시 ‘착빙행(鑿氷行)’ 일부다.

 한여름 우리 고장에도 구경거리 몇 곳이 있다. 서원계곡 하류지역인 장안면 개안리에 여름에도 얼음이 얼 정도의 찬바람이 나오는 ‘북두문’이라는 자그마한 얼음굴(氷窟)이 있다. 구병산 정상 부근에도 여름에는 찬바람이, 겨울에는 따뜻한 바람이 나오는 풍혈(風穴)이 있다.
 각설하고, 피서차 멀리가지 못하면 좀 어떤가. 대야 물에 발 담그고 냉수 한잔마시면서 독서 삼매경에 빠지면 그만이지. 더위야 물러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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