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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해와 지역사회 안정을 위해 공성신퇴(攻成身退) 하세요.
[1384호] 2018년 06월 28일 (목) 김홍춘 webmaster@boeuni.com

전국을 선거의 소용돌이치게 했던 6.13 전국지방선거도 마무리 되었다.
참으로 짜증스러웠던 소음과 시도 때도 없이 몰려오는 문자 메시지는 마치 전쟁과 같은 혈투와 격전의 모습으로 보였다.
그러나 마무리된 선거 후 요즈음에도 끝난 것이 아닌 비하인드의 설화들은 정녕 가슴을 아프게 하며 혼란스러움을 갖게끔 한다. 몇몇의 사람들, 특히 주석의 자리가 되면 자기가 지지했던 후보의 당선은 자기의 역할과 분투가 있었기에 당선할 수 있었다는 무용담은 눈살을 찌푸릴 정도이다. 낙선된 후보와 또 그를 지지했던 사람들을 묵사발로 만드는 모양새다.
우리 인간들은 지혜가 있다면 지혜로 무엇을 구할 것인가? 무엇을 피할 것인가? 에 관한 지식이란 말이 있다. 살아가면서 구해야 할 것과 피해야 할 것들은 참으로 많다. 그러나 왜 구해야 하며 왜 피해야 하는지에 대한 생각과 사려 깊음은 깊지 않다. 후보자를 지지하고 그를 위해 사심 없이 운동을 한 사람들을 폄하하고 싶지는 않다. 그런 혼신의 노력으로 당선에 성공하였으면 이제는 정녕 그를 위해 공성신퇴(攻成身退) 해야 할 것이다.
전국시대 월왕 구천이 패업을 이룬 후 책사 문종은 토사구팽 당했지만 함께했던 책사 범리는 패업을 이루었으니 자기의 책무는 끝났다며 조용히 물러나 팽 당하지 않고 온전히 자기의 안위를 보전할 수 있었다.
한고조 유방의 책사인 장량도 범리를 본받아 유방에게 팽 당하지 않고 유방의 곁을 떠남으로 무사할 수 있었다. 물론 우리 조선역사도 예외일순 없다. 개국공신이나 훈구파들의 사욕과 요사이 유행어가 된 적폐 때문에 수많은 민초들이 고통과 가난에서 헤어나지 못했으며 그에 대항하여 사림(士林)들과의 적대관계는 많은 사화를 일으켜 조선역사의 대부분을 당파싸움으로 지새우기도 했다. 스스로의 꿈을 높이고자하는 자는 끝이 좋지 않다.
당선인의 성공과 군민과의 약속을 이행케 하기 위해서는 또한 낙선자와 그들을 위해 함께했던 이들의 마음을 아우러주는 지혜를 갖고 무엇을 구하고 무엇을 피해야 하는지 하는 겸손한 마음으로 자기의 공에서 물러나 시작은 지역의 주민들과 함께하려는 자세로 신퇴하길 바란다.
열자(列子)에 보면 금덩어리에 유난히 욕심을 내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이른 아침 의관을 말끔히 갖추고 시장으로 가 금방으로 들어선 후 눈 깜짝할 사이에 한 덩어리 금을 훔쳐 달아났다. 얼마 후 그는 잡히고 말았는데 포졸은 상당히 궁금하다는 표정으로 그에게 물었다. “그 금방에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는데 그대는 어떻게 그 금덩어리를 훔칠 수 있었는가?” 그가 대답했다. “금을 갖고 갈 때는 아무도 보이지 않고 오직 금붙이만 보였습니다.” 사람은 어떤 일에 집착하면 그 일에 관한 것만 눈에 보인다. 다른 어떤 일도 그 사람 눈에 들어오지 않는 어리석음을 범하고 만다.
보은 선관위 사무실 앞에는 큰 화강암 입석에 천하우락재선거(天下憂樂再選擧)라는 글자가 음각되어 있다. 선거는 동전의 양면과 같다. 우락(憂樂)이다.
어느 후보자도 선거과정에서 선거법에 자유로울 수는 없을 것이다. 당선인들은 그들이 선거과정에서 군민에게 약속했던 일들을 임기 말까지 잃지 말아야 하며 그들을 도왔던지지 세력들로부터 각종 이권과 사욕을 챙기는 청탁으로부터 과감히 배격하는 용기가 필요할 것이다.
그들에게 배신자라는 말을 들을지언정 한국 근대사의 한축이었던 노정객이 인간 모두가 끝내 가야할 길로 떠났다. 그가 흔히 잘쓴 말 중 사무사(思無邪)가 있다. 당선인들 모두가 사악한 마음을 갖지 않는 지도자가 되길 간절히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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