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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꿀
[1381호] 2018년 06월 07일 (목) 이장열 (사)한국전통문화진흥원 이사장 webmaster@boeuni.com

 사방이 산으로 꽉 막힌 심심사골에서 살고 있으니 개가 반려자다. 산짐승이 접근해 왔거나 낯선 사람이 방문할 때 개는 특유의 후각으로 감지하고 짖어 경고하며 주인에게도 그 사실을 알린다. 처음에는 개를 한 마리를 길렀으나 누가 애완용 강아지 한 마리를 더 주어서 두 마리를 밖에서 기르게 되었다. 말이 애완용 강아지지 집안에서 기르기에는 몸집이 좀 컸기 때문이다. 두 마리의 개가 동시에 짖을 때면 밖에 누가 왔음을 확실하게 알 수 있어서 편리함도 있었다.
 그런데 오늘, 세멘바닥에 싸놓은 애완용 강아지의 말라붙은 똥위에 무슨 벌레들이 붙어 있는 것이 보였다. 자세히 보니 그것은 벌이었고 분명히 양봉종류였다. 바로 개천 건너에는 꿀벌농장을 하는 집(“꿀집”)이 있다. 아내가 개똥에 붙은 꿀벌을 보고는 “더럽다”고 하면서 꿀도 마음 놓고 못 먹겠다고 했다. 이참에 확인도 해볼 겸 나가면서 꿀집 영감에게 개똥에 붙은 것이 꿀벌 같던데 그런 경우도 있느냐고 물어보았다. 그는 대수롭지 않게 “아- 그래야 약이 되는 것이여” 했다. “이것도 조금 들어가고 저것도 조금 들어가고… 좋은 것도 들어가고 나쁜 것도 들어가야 조합이 되어 약이 되는 것이여”하고 덧붙였다. 듣고 보니 그 말도 그럴 듯해서 한바탕 같이 웃었다.
 똥도 동물들에게는 음식이요 사람들에게는 약으로 쓴다. 옛날 시골에서는 방안에서 아기가 똥을 싸면 방문을 열고 “워-리 워-리”하고 개를 불렀다. 자기를 부르는 소리에 개는 습관적으로 방안으로 뛰어 들어와서는 아기 똥을 맛있게 싹싹 핥아 먹었다. 기저귀 하나 빨지 않아도 될 정도로 아기의 엉덩이를 혀로 싹싹 핥아 먹은후 주인이 손을 저으면 만족한 듯이 밖으로 뛰어 나가곤 했다. 하긴 그런 일로 해서 개가 아기의 고환을 물어뜯어서 성불구가 된 아이도 있다는 말도 들었다. 그처럼 여러 가지로 쓰임새가 있는 개는 집집마다 한 마리씩 기르고 있었다. 그래서 개똥도 흔했다. 그러나 그 흔한 개똥도 약에 쓸려면 없다고 한다. 흔한 것도 찾으면 없다고 비유로 하는 말이다. 강아지와는 달리 사람은 똥을 음식으로 쓰지는 않지만 특별히 희귀한 동물의 똥은 약으로는 쓰고 있다. 사람이 질병에 걸리는 것은 정상적인 인체가 어떤 이물질과의 접촉에서 충격으로 생긴다는 말을 들었다. 그렇다면 치료도 동일한 방법이 통하지 않을까? 실례로 어느 시골에 사는 한 아주머니가 평소에 걷지도 못할 만큼 무릎관절을 앓고 있었는데 어느날 바위구멍 속에 있는 버섯을 따려고 손을 넣었다가 독사한테 물렸다고 한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그 후에 무릎관절이 씻은 듯이 나아서 이제는 마음대로 걸어 다닐 수 있게 되었다고 증언하는 것을 텔레비전에서 본 일이 있다. 그분에게는 독사의 독이 충격을 주어서 관절염을 낫게한 것은 아닐까? 독이 사람을 죽일 수도 있고 살릴 수도 있다는, 즉 독도 약이라는 말이 실감난다. 그래서 독약(毒藥)이란 말인가?
 좀 다른 이야기로 개인 성격에 속하지만 결벽증이 있는 사람이 있다. 사람들 중에는 그 정도가 심한 사람도 있다. 깨끗해서 좋기는 하지만 그런 사람은 질병에 대한 충격이 너무 커서 감당이 안될 수도 있다. 이것저것 풍상을 다 겪은 사람은 면역체계가 강해서 여지간한 질병은 극복해 나가는 힘이 있다. 그러나 결벽증이 있는 사람은 그렇지가 못할 뿐 아니라 특히 정신건강에는 좋지 않다. 종교적으로 철저한 채식주의자는 음식에 멸치 한 마리만 들어가도 젓가락으로 집어낸다고 한다. 동물성 담백질도 우리 몸에는 필요한 것이다. 물이 너무 맑으면 고기가 없고, 사람이 너무 결벽하면 친구가 없는 법이다. 너무 그러지 말고 두리뭉실하게 사는 것이야 말로 각박한 이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가 아닐까?
 개똥에 앉은 꿀벌이 모은 저 꿀을 약꿀이라고 생각하면 별 거부감도 생겨나지 않듯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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