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여주기 위한 평가가 아닌 냉철한 평가가 축제의 질을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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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여주기 위한 평가가 아닌 냉철한 평가가 축제의 질을 높인다
  • 김인호 기자
  • 승인 2025.10.30 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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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회 보은대추축제가 열린 보청천 일대. 올해도 축제장에 약 300여 개의 부수가 설치됐다. 이중 대추판매 부수가 70~80여개, 일반 농특산물 판매 부수도 60개가 운영됐다. 체험장, 전시장, 홍보장, 쉼터 그리고 풍물시장에 설치된 부수까지 합하면 아마도 500여 개에 달한다. 약 4㎞를 돌아야하는 축제장 규모다.
제18회 보은대추축제가 열린 보청천 일대. 올해도 축제장에 약 300여 개의 부수가 설치됐다. 이중 대추판매 부수가 70~80여개, 일반 농특산물 판매 부수도 60개가 운영됐다. 체험장, 전시장, 홍보장, 쉼터 그리고 풍물시장에 설치된 부수까지 합하면 아마도 500여 개에 달한다. 약 4㎞를 돌아야하는 축제장 규모다.

 

먹거리장터 전매 금하고
차별화했다지만 방문객 눈에는

‘대추는 달콤, 보은은 웰컴’을 주제로 열흘간 열린 올해 대추축제는 작년 논란을 불렀던 먹거리장터의 전매를 차단했다. 작년 먹거리장터에는 보은군 내 14개의 요식업체가 장터부스를 운영했으나 가격 대비 부실한 음식과 차별성 부족 등으로 먹거리가 도마에 올랐었다. 상호는 제각각인데 메뉴는 쇠고기국밥, 바베큐 등 차별화를 찾기 힘들었다. 양적 질적으로도 부실했다는 혹평이 많았다. 먹거리장터에 선정된 외식업체들의 입점권 전매 때문이란 비난이 나왔다.
이 때문에 올해 보은요식업협회는 신중에 신중을 기해 전년보다 절반 줄어든 7개 업소를 선정했다. 요식업 관계자는 “작년 전매 문제로 비난을 받았다. 올해는 이 점을 의식하고 매우 엄정한 심사를 하다 보니 입점 업소가 작년의 절반으로 줄었다. 음식에 대한 자체 검수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업소별 차별화 부족에 먹을 게 없다는 볼멘소리들이 나왔다. 축제장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국밥의 경우 맹탕이란 혹평이 나오는가 하면 축제장에서 이 정도 나오면 잘 나오는 것 등 반응이 엇갈렸다. 어찌보면 사람의 입은 참…
요식협회는 내년 축제 때에는 3개 업소를 한 팀으로 묶어 운영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했다. 올해 3개 음식점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들어온 한 업소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업소 간 컨소시엄이 일손 부족, 서비스 향상 등 단독으로 운영하는 업소 이상의 이점이 따를 것으로 내다봤다.
어디를 가든 먹거리는 빠지지 않는 이야깃거리다. 장사는 무엇보다 맛과 신뢰다. 축제기간 바쁜 와중에도 성의와 호의를 보여준다면 방문객들은 기억하고 그 집을 다시 찾는다. 이번 축제장에서도 평가를 통해 신뢰와 친절을 보여준 베스트 업소에게는 향후 2~3년 입점을 보장해 주는 방안도 고려해 봄이 어떨까? 메뉴는 부스별로 차별화했다지만 방문객 눈에는 거기가 거기로 인식되고 있다는 점 참고했으면 한다.

플리마켓존·철판깔장 흥행 저조
농특산물 페이백 행사 확대 필요

화랑시장 부지에서 열린 플리마켓과 바로 옆 결초보은시장 제2공영주차장에서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새롭게, 야심차게 준비한 보은누리 철판깔장 프로그램은 지속 가능한지 짚어볼 지점이 있다. 이 행사는 보은군상권활성화사업추진단, 충청대학교, 청주대학교, 서원대학교가 함께 준비했다. 주요 프로그램으로 △캘리그라피 박수정 작가 퍼포먼스 △유명 셰프들의 쿠킹쇼 △참여형 플리마켓 및 체험 프로그램 △보은군 무형문화재 전시와 체험 △충청대학교 RISE 사업과 연계한 요리 경연대회 등이 마련됐다. 한마디로 축제장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특별한 즐거움을 선사할 목적으로 기획됐다.
하지만 플리마켓은 ‘한가’ 자체였고 플리마켓 또한 호응이 저조했다. 개막일 엎어지면 코 닿을 가까운 거리 임에도 철판깔장에는 주최 측이 30분 이상 머무른 참가자들에게 대추 500g을 선물하는 성원을 보이며 방문객이 그럭저럭 모여든 반면 플리마켓존에는 사람 구경조차 하기 힘들었다 게 시장 상주 주민들의 공통된 얘기다. 직설하면 전통시장 활성화란 이 프로그램의 취지는 좋았지만 결국은 돈 낭비였다는 시각이 적지 않았다. 플리마켓에 참가한 소상공인의 경우는 “공간 배치가 잘못됐다. 플리마켓존과 철판깔장 무대를 같은 공간에 배치했어야 했다, 건물을 두고 분리하다 보니 플리마켓에는 개미 새끼 한 마리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조용했다”며 진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홍보 부족? 축제장과의 거리? 콘텐츠 탓? 한마디로 흥행 참패다. 
플리마켓존이 열린 화랑시장과 철판깔장이 진행된 제2공영주차장 사이는 아주 가까운 거리지만 시장건물로 막혀 있다. 주차장 건설 당시 화랑시장의 터까지 수용한다는 계획이었지만 보상 문제로 반쪽짜리 공영주차장이 되고 말았다. 공간을 텄다면 주차장을 이것저것 더 잘 유용할 수 있었을 텐데. 앞으로도 진한 아쉬움이 남을 공산이 크다.
반면 외지 관광객을 대상으로 진행한 ‘농특산물 페이백 행사’로 보은전통시장, 결초보은시장, 먹자골목 등이 축제 기간 적잖은 호황을 누렸다. 물론 일부 음식업소이긴 하지만. 먹자골목의 경우 주말 아닌 평일 점심시간 임에도 밖에서 대기하는 손님들이 눈에 띌 정도였다. 이 행사는 축제 현장에서 5만 원 이상 농특산물을 구입한 관광객에게 1만 원 상당의 페이백 상품권을 지급하는 내용이다. 지급받은 상품권은 지역 상권에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어 축제 관람객들은 맛있는 지역 농특산물도 사고, 현지 먹거리도 즐기는 일석이조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 다만, 보은군 외 지역에 주소를 둔 관광객만 참여가 가능했다. 추후 지역 토박이들에게도 페이백 행사를 개방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중부권 유일 소싸움
내년에도 볼 수 있을까

총상금 8700만원을 내건 보은전국민속소힘겨루기(소싸움) 대회가 펼쳐졌다. 보은군은 축제 열흘 중 닷새 동안 140두의 힘겨루기소가 출전해 열전을 펼쳐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관객들의 호응도 이어졌다. 우람찬 황소들의 격투라지만 뿔치기 또는 힘겨루기에서 밀려 등을 돌리거나 상대소와의 싸움을 주저하면 패하는 경기다. 싸움이라는 선입견만큼 그렇게 잔인한 경기는 아닌 것 같은데 동물확대 논란 속에 폐지론이 확대되고 있어 내년에도 보은군에서 개최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이번 대회에서 성제홍 보은군의원의 ‘제일’이 백두급에서 우승을 차지해 의미가 더했다. 보은 한우의 저력을 전국에 알렸다. 소싸움에 더해 재치 있는 입담과 경기 사이사이 선보인 이벤트 진행으로 경기가 지루하지 않게 이끈 강동길 씨의 사회 솜씨도 일품이다. 이 사회자가 없으면 소싸움대회 재미가 없다는 말도 거리낌 없이 나올 정도다. 
그런데 최근 소싸움 폐지를 촉구하는 여론이 확산되면서 ‘소싸움 전면 금지 및 관련 법·조례 폐지’를 요구하는 국민동의청원에 약 5만 명 이상의 동의가 모였다. 이 청원은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 회부됐다. 동물권 단체와 일부 정치권은 국민청원 요건 충족을 계기로 법 개정 논의를 촉구하고 있어 실제 입법 움직임으로 접어들었다.
지방자치단체별 상황도 들쑥날쑥하다. 소싸움대회가 열리는 전국 11개 지자체 중 김해시, 함안군, 정읍시, 완주군, 청도군 등 5개 지자체는 올해 관련 예산을 편성하지 않았다. 반면 보은군을 비롯해 대구 달성군, 창녕군, 진주시, 창원시, 의령군 등 6개 지자체는 관련 행사를 유지하고 있다. 

보청천 빈터가 없었다면?

보청천 일대 공터가 보은군의 큰 자산이다. 축제 및 각종 행사장으로는 물론 주차장으로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아마도 하천변 고수부지가 없었더라면 보은대추축제도 지금과 같진 않았을 게다. 평일은 그렇다 치고 인파가 몰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주말은 밀려드는 차량 행렬로 축제장을 둘러싼 도로가 복잡다난하겠다는 예상을 뒤엎고 심한 차량 정체나 주차난은 빚어지지 않았다. 교통통제를 맡은 경험이 쌓인 해병대전우회원 등 자원봉사자들의 익숙한 차량 유도, 죽전리 월송리 일대 하천 정리로 인한 드넓은 공터 확보, 죽전교 교량 확장 등 요인들이 어우러져 축제장마다 겪을 주차난을 덜 수 있었다. 아무튼 보청천 하천변이 무척 고마울 따름이다. 그리고 봉사자들님께도.

축제에 대해 문자가 들어왔다

축제 후 이런 메시지들이 들어왔다. “이번 대추축제는 토,일요일은 사람이 많은데 평일은 썰렁했다. 볼거리 먹거리 단순함으로 군민들이 외면. 저녁에 사람들이 없어요. 보은은 버드리보다 양재기가 통해요.” “목요일 각설이 하는데 갔는데 관객 5명만 있고 썰렁하더라고요. 주위에 사람들도 없고 대추축제가 사이즈만 크지 실제 내실이 없다. 볼거리 먹거리가 없으니 군민들에게 외면당하고 있어요. 냉정한 평가가 필요해요.” “지금은 모든 지자체가 축제다. 보은 옥천 영동 등 안 하는 곳이 없다. 이 정도면 꽤 선전하는 축제다.” “인기가 있고 봐야 한다. 인기 없는 공연은 관람객 수가 보기 민망할 정도다.” “보은대추축제는 전국 어딜 가도 빠지지 않는다. 방문객도 꽤 많다. 대추축제와 견주자면 금산인삼축제 정도라 할까.” “전매 없는 축제장이 어디 있나(음식점 전매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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