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추는 달콤, 보은은 웰컴’을 주제로 열흘간 열린 보은대추축제가 지난 26일 막을 내렸다. 보은군은 올해 대추축제장에서 농특산물 총 69억3960만원을 판매했다고 밝혔다. 전년 대비 4억여원 약 6.2% 증가했다. 이외 길거리 판매, 홈쇼핑, 개별농가 주문 등을 합하면 축제를 통해 판매한 양과 금액은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판단된다.
대추가 보은을 살찌우고 있다. 허균이 지은 음식 품평책 ‘도문대작’에는 대추에 대해 “보은에서 생산된 것이 제일 좋다”며 “크며 뾰족하고 색깔은 붉고 맛을 달다”고 기록돼 있다. 세종실록지리지, 동국여지승람 등에도 보은대추를 으뜸으로 꼽고 있다. 오랜 역사서에 기록됐듯 보은대추가 대한민국 넘버1인 것만큼은 부인할 수 없다.
지난 7월 보은대추 산업 발전을 위한 워크숍에서 보은군대추연합회가 배포한 자료(산림청 통계 인용)에 따르면 2023년 보은의 대추 생산량은 1155톤으로 경북 경산 2337톤에 이어 두 번째다. 하지만 보은군 대추 생산액은 209억 원을 기록해 경산을 제치고 전국에서 가장 높다. 보은군은 생대추 위주로 시장에 내놓기 때문에 생산량에 비해 높은 소득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2025년 산림청 통계는 2026년 11월 중 확정됨.)
보은군 대추 생산량이 기후 등의 여건으로 수년간 감소 추세를 보이다 올해 증가세로 돌아선 것으로 관측된다. 보은군에 따르면 올해 보은대추는 재배면적 640㏊에서 1982톤 생산이 예측됐다. 지난해 보은대추 생산량 1564톤보다 418톤(27%) 증가하게 되는 것이다. 전국적으로 보은대추의 비중이 높을수록 좋다. 전국 생산량의 20%는 되어야 대추 시장을 주도할 수 있어서다. 대추의 고장 보은군이 대추업계만큼은 실리와 명성 두 마리 토끼를 쥐락펴락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보은대추축제가 성공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에는 생대추=과일이란 발상의 전환에 있었기 때문이다. 2007년 민선4기 시절 대추축제 이전에는 제사상이나 한약 등에 사용되던 임산물로 여겨지던 대추에 과일이란 새로운 개념을 도입해 보은군 대추산업에 생명력을 불어넣었다.
축제기간을 3일에서 10일로 늘린 점도 빼놓을 수 없다. 축제를 열흘간 진행함으로써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주말을 두 번 맞이할 수 있게 됐다. 전체 방문객의 대다수가 두 번의 주말에 축제장을 방문하고 있다. 평일과 주밀 방문객 수 편차를 줄이는 게 과제가 되었지만 말이다.
축제 기간이 늘어난 덕에 다소 지치고 피곤할지라도 축제 성공을 위해 군말 없이 묵묵히 소임을 다하는 자원봉사자, 보은군공무원, 대추 농가 및 해마다 대추 구입.선물을 마다하지 않는 지역주민들 공 또한 크다. 대추농가들은 이점 잊으면 안 된다.
국립공원 속리산을 끼고 있는 점도 큰 매력이다. 10월 속리산에는 가을 분위기를 느끼려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줄을 잇는다. 이들이 속리산 인근에서 열리는 축제장에서 아삭한 대추 맛을 보고, 축제를 감상하고 돌아가기는 그다지 어렵지 않다. 속리산을 품은 보은군. 타 지역이 모방하기 힘든 보은대추축제장의 프리미엄이 아닐 수 없다.
넓은 보청천 부지도 축제에 큰 이점이다. 외지서 온 방문객들은 이런 큰 축제가 하천변 빈터에서 열리는 게 부럽다고들 말한다. 수년째 제자리인 대추가격도 한몫한다. 적당한 크기에 맛하며 선물로도 제격이다. 이 모든 것보다 중요한 건 날씨다. 날이 쾌적하면 방문객 체류시간이 늘어나고 만족도도 높아진다. 지역경제 파급효과도 커진다. 아무리 볼거리 즐길 거리가 풍부할지라도 하늘이 돕지 않으면 모든 것이 꽝이다. 올 10월은 달갑지 않은 비의 연속인 데다 맑고 청아한 가을 하늘 구경이 힘들었지만 보은대축축제 기간 동안 그래도 무난한 날씨가 이어진 것에 감사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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