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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설자연장지’ 공약 채택하면 공감살 수 있다
[1378호] 2018년 05월 17일 (목) 김인호 기자 kih2770@yahoo.co.kr

성묘와 차례도 시대상에 따라 바뀌고 있다. 최근 중앙일보에 따르면 서울시 시설공단이 지난 2016년 갤럽에 의뢰해 서울시민 500명을 대상으로 한 ‘장사문화인식 조사’를 실시했다. 장사문화인식을 전문적으로 물어본 여론조사는 흔치 않다.
‘당신이 죽은 뒤 장지(葬地)를 관리하고 제사를 지낼 사람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55.8%가 ‘있다’고 답했다. ‘없다’는 30.9%, ‘모른다ㆍ무응답’는 13.3%였다. 직업별로 학생(28.3%), 연령별로는 20대(28.1%)가 각각 ‘모른다ㆍ무응답’이 상대적으로 많았다.
‘누가 해줄까’에 대해 자녀(87.6%), 배우자(4.3%), 친인척(3.5%), 손ㆍ자녀(1.1%) 등을 꼽았다. 60대 이상은 거의 대부분(93.5%)이 자녀가 장지를 봐주고 제사를 지낼 것으로 기대했다. 30대, 40대와 50대도 60대 이상보다는 상대적으로 낮았지만 80% 이상이 ‘자녀’라고 답했다.
그러나 20대는 아주 달랐다. ‘자녀’ 응답률이 63.7%였다. 반면 ‘배우자’ 응답률(15.1%)이 다른 세대보다 상대적으로 높았다. 자녀보다는 배우자가 성묘를 하고 차례를 지낼 것으로 예상하는 것이다.
서울연구원의 김경혜 선임연구위원은 “앞으로 세대가 바뀌면서 장지관리와 제사 관념이 많이 약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자녀 생존시까지’가 38.2%로 가장 높았다. ‘10년 미만’(18.2%)이 뒤를 이었고, ‘10~30년’ ‘배우자 생존시까지’ ‘3대에 걸쳐’가 모두 7.3%였다. ‘모른다ㆍ무응답’는 17.8%였다.
현재 건전가정의례준칙에선 2대 봉사(奉祀ㆍ제사)를 권장하고 있다. 그러나 조선시대처럼 4대 제사를 지내거나 그보다 약간 줄여 3대를 모시는 집안이 요즘도 꽤 많다. 그런데 이 설문조사에 따르면 앞으로 3대 이상 제사는 찾기 힘들 것이란 분석이다. 20대의 경우 ‘10~30년’(21.4%) 응답률이 가장 높았다. 20대는 자신들이 죽은 뒤에도 성묘와 차례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지 않는다.
‘장례를 어떻게 치르기를 원하는가’ 항목에선 ‘검소한 장례’(59.4%)를 선호하는 편이었다. ‘자식들이 알아서’가 30.0%였다. 특히 60세 이상(35.6%), 중졸 이하(49.5%)에서 이런 경향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격식에 맞게’(6.3%)와 ‘호화롭게’(0.4%)는 적은 편이었다. 선호하는 장사방식으론 ‘화장’(69.8%)이 ‘매장’(17.0%)보다 많았다. 다만 60세 이상에선 매장 선호도(26.4%)가 다른 세대보다 상대적으로 높았다.
구체적으로 보면 화장 가운데 ‘화장 후 납골’(27.9%), ‘화장 후 산골’(22.0%), ‘화장 후 자연장’(19.9%) 등을 선호했다. 매장에서도 ‘가족묘 매장’(12.6%), ‘공원묘지 매장’(4.4%)를 들었다. 설문조사 작업자는 “한두 세대가 지나면 전통적인 성묘와 차례 문화는 계속되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농촌은 도시보다 그 속도가 조금 더 느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묘문화가 바뀌고 있다. 선산에서 납골당으로 옮기는 이들이 증가하고 있다. 앞으로 벌초를 하고 성묘를 할 사람이 없을 것 같아 조상에게 불효를 저지르니 차라리 이장하는 게 낫다고 생각하기 때문이 아닐까.
보은군에 공설장지 조성의 필요성을 절감하는 이들이 많다. 앞으로 묘를 돌볼 사람들이 나이가 들고 이 일을 대신할 사람이 없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도 추모의 공간, 휴식의 공간으로 주민들과 함께할 수 있는 공설공원묘지가 조성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것도 언제 어느 때든 부담 없이 들릴 수 있는 시내 가까운 곳에. 누군가 공약으로 내걸고 실행한다면 기꺼이 한 표 던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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