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의 날’에 부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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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의 날’에 부쳐
  • 최동철
  • 승인 2018.04.19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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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주변의 불을 끄고 어둠 속에서 밖을 내다보면 모든 것이 잘 보인다. 그러나 밝은 곳에서 어두운 쪽을 바라보면 어둠 속에 있는 것들이 잘 보이지 않는다. 당신의 얼굴을 양지에만 두면 음지는 결코 볼 수 없다.”고 말한 이는 헬렌 켈러(Helen Keller)다.

 그녀는 보고 듣고 말하지 못하는 삼중고의 장애를 극복하고 정상인의 수십 배에 달하는 재능을 발휘할 정도로 인류에 공헌했다. 87세를 일기로 타계할 때까지 일생을 농아와 맹인을 돕고 사회주의 지식인으로서 인권운동과 노동운동에도 기여했다.

 지난달 14일 76세로 별세한 스티븐 호킹(Stephen Hawking)도 21세 때부터 루게릭이라는 특이 질환을 앓는 장애인이었다. 휠체어 생활과 첨단장비를 통해야만 의사소통이 가능했지만 블랙홀 열복사 방출 등 인류사에 남긴 과학적 업적은 대단했다.

 그는 "우주의 기본적 법칙 중 하나는 완벽한 것은 없다는 것이다. 간단히 말해 완벽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불완전함이 없다면, 우리는 존재하지도 않았을 것이다."며 “자기 아이큐를 뽐내는 놈들은 다 루저들”이라고 장애인의 힘든 삶을 빗대 울분을 쏟아낸 적도 있다.

 사실 경중의 차이만 있을 뿐 현대에 사는 우리는 어쩜 모두 장애인 일지 모른다. 깨닫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장애유형은 지체 시각 청각 언어 지적 뇌병변 자폐성 정신 신장 호흡기 간 안면 장루·요루 뇌전증 등으로 구분한다.

 세계보건기구(WHO)의 자료를 보면 매년 장애인 수가 늘어난다. 평균수명 증가로 노년층이 늘었고 당뇨병과 심장혈관, 암 등 만성적인 질환이 많아진 때문이다. 나도 너도 나이를 먹으면 청력손실이 오고 관절에 이상이 생기며 백내장, 우울증, 알코올 의존증이 생긴다.

 결국 누구나 장애인이 된다는 것이다. 헌데 현재의 나는 호킹의 말마따나 우월한 정상인이라고 뽐내며 장애인을 차별하곤 한다. 지금도 서울 어느 곳에선 장애인 관련 특수시설 설립 ‘결사반대’라는 님비현상이 한창이다.

 과연 누가 심신의 장애를 가진 채 살기를 원하겠는가. 선천적이든 후천적이든 숙명처럼 주어지는 장애를 어찌 피해가란 말인가. 적극적으로 장애인을 돕지는 못할망정 그들을 위한 복지를 훼방 놓아서야 되겠는가. 그것이 어쩜 장차 나를 위한 시설이 될 수도 있는데 말이다.

 어쨌든 보은군내 현재 장애인 수는 3천여 명 정도다. 총인구수의 10%에 육박하는 수치다. 지역사회가 결코 무시하거나 좌시해서는 안 될 비중이다. 물론 신체적 또는 정신적 장애로 오는 부담감은 본인과 가족이 감당해야 할 몫이다. 지역사회는 그저 장애인 입장에서 생각하고 보고 배려하는 체계를 갖추기만 하면 된다.
 내일은 장애인의 날이다. 한번쯤 장애인의 입장이 되어 본다면 어찌 아름답지 아니 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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