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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 굽은 나무
<328>
[1363호] 2018년 01월 25일 (목) 최동철 webmaster@boeuni.com

 보은군에 자랑거리가 하나 더 생겼다. 마로면 소여리 출신 김철순 시인의 동시 ‘등 굽은 나무’가 올해 초등학교 4학년 국어교과서에 실렸다. 보편적이지 않았던 청소년기의 역경을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노력함으로써 늦깎이 등단했던 김 시인은 이제 또 하나의 꿈을 이뤄냈다.

 어쩜 자신의 노래일 수도 있는 ‘등 굽은 나무’의 시구는 이러하다. ‘텅 빈 운동장을/ 혼자 걸어 나오는데/ 운동장가에 있던 나무가/ 등을 구부리며/ 말타기 놀이 하잔다/ 얼른 올라타라고/ 등을 내민다/ 내가 올라타자/ 따그닥따그닥/ 달린다/ 학교 앞 문방구를 지나서/ 네거리를 지나서/ 우리 집을 지나서/ 달린다/ 달리고 또 달린다/ 차보다 빠르다/ 어, 어, 어,/ 구름 위를 달린다/ 비행기보다 빠르다/ 저 밑의 집들이/ 점점 작게 보인다’

 흔히 쓸모없다 여기는 등 굽은 나무가 이 시에서는 학업에서 탈출하고 싶은 아이의 꿈을 이뤄주는 역할을 한다. 이처럼 쓸모가 없는 가운데서도 경우에 따라 도리어 크게 쓰일 수 있는 것이 세상에는 참 많다. 이를 빗댄 고사성어가 ‘무용지용(無用之用)’이다.

 산의 나무는 스스로를 해치고, 기름 등불은 스스로를 태운다. 계수나무는 먹을 수 있기 때문에 베이고, 옻나무는 칠로 쓰이기 때문에 잘린다. 사실 사람들은 모두 쓸모 있는 것만 알지, 쓸모없는 가운데 쓸모가 있다는 것을 잘 모른다.

 노자 도덕경 곡즉전(曲則全) 즉 ‘굽은 나무는 몸을 보전한다’편에 등 굽은 나무처럼 스스로를 낮추어 겸허하게 살아가는 바람직한 생활태도가 왜 좋은지 설명되어 있다. 곧게 자란 나무는 미처 다 자라기도 전에 좋은 재목이라고 베어 간다.

 그러나 구불구불하게 못 생긴 나무는 그런 염려없이 제 수명을 다 누릴 수 있다. 그럼으로 한 여름 날 행인의 그늘막이 되어주고 운치를 제공하며 소나기를 피할 수 있도록 해준다. 목재로선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지만 이처럼 요긴하게 쓰일 데도 적잖다.

 부귀와 공명을 탐내어 자기의 지혜를 나타내려고 애쓰는 사람은 비록 한 때 그 뜻을 이룰지 모르지만 이윽고는 많은 사람들의 시기와 원망의 대상이 되어 곧은 나무처럼 도끼나 톱으로 잘리게 마련이라고 설파한다.

 동시지방선거를 앞둔 요즘 보은군에 곧은 나무처럼 치켜 오르기만 하려는 인사들이 날로 늘어난다. 그리고는 도토리 키 재기하듯 서로 잘난 척을 해댄다. 대부분이 정년  퇴직했거나 은퇴할 시점이 분명한데 후배에게 양보는커녕 자꾸만 더 올라가려는 몸짓들만 해댄다.

 보은군에 절실한 것은 ‘무조건 날 따르라’하며 모든 것을 아래로 보려는 곧은 나무가 아니다. 김 시인의 동시처럼, 노장철학의 ‘무용지용’처럼 군민을 등에 태우고 꿈을 이뤄주는 등 굽은 나무일 터다. 그러나 어쩌랴, 보은군에는 ‘등 굽은 나무’가 되려는 인물이 아직 없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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