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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지는 ‘경로효친’
<327>
[1362호] 2018년 01월 18일 (목) 최동철 webmaster@boeuni.com

 요즘은 이상기온 만큼이나 자식이 무서워지는 시대다. 자식이 효도하기는커녕 부모를 고소하고 폭행 심지어 살해하는 정도에 까지 이르렀다. 살펴보면 대부분이 재산다툼이다. 자식을 너무 물질적으로만 풍족하게 기른 경우가 태반이었다. 결국 배려나 양보의 가치관을 물려주지 않은 부모들이 결자해지해야 할 반대급부였다.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소름이 끼칠 정도다. 지난 2013년부터 2017년 7월까지 4년 동안 발생한 존속살해 범죄건수가 252건이었다. 일주일에 한 번꼴로 부모나 형제를 살해한 사건이 일어난 셈이다. 존속 상해, 폭행은 6,654건이나 됐다. 사업에 실패한 자식들이 부모에게 도와 달라고 손을 내밀었으나 거절당하자 흥분해 저지른 경우가 많았다.

 얼마 전 보은군 지역사회보장협의체가 군내 75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삶과 생활에 대한 설문조사를 한 바 있다. 타 시군과 마찬가지로 건강과 경제문제가 가장 큰 걱정거리로 집약됐다. 그 중 자식들이 자신에게 주는 것보다 가져가는 것이 훨씬 더 많다고 토로한 경우도 있었다. 대부분은 자식들로 부터의 용돈은 기대조차 하지 않는 듯 응답하지 않았다. 

 ‘내리사랑은 있어도 치사랑은 없다’는 속담처럼 ‘경로효친(敬老孝親)’ 사상이 사라지고 있다. 원래 우리나라는 중국, 일본을 비롯해 세계가 부러워하고 존경했던 전통적 ‘경로효친’국가였다. 노인을 공경하고 부모에게 효도하는 풍습은 조선말기 때까지만 해도 그야말로 으뜸이었다.

 헌데 일제 강점기와 광복, 한국전쟁 등 격변기를 지나오며 큰 혼란을 겪어야 했다. 또한 급속한 경제성장과 밀어닥친 서구 자본주의, 개인주의의 영향으로 수 천 년 간 이어져 온 전통적 가치규범이 붕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효는 예의를 숭상하는 우리 민족에게 가장 근본적인 가치였다. 가부장 중심의 대가족 제도에서 가족윤리와 한 개인의 인격적인 기준으로 자리 잡아 온 보편적 생활 규범이었다. 노인은 가정 내 최고 권위자로서 그 노후를 보살피는 것은 자식의 당연한 의무였다. 경로효친은 우리사회를 지탱해 준 정신적 지주였다.

 세계적 역사철학가인 영국의 아널드 토인비도 이러한 사회현상을 부러워하는 한편 극찬을 마다하지 않았다. ‘21세기의 태평양시대에는 동아시아에서 세계를 지배할 사상이 나올 것’이며 ‘인류문명에 가장 크게 기여할 것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한국의 ’경로효친‘이다’고 일찍이 간파했었다.

 이렇듯 자랑스러운 ‘경로효친’이 무너지고 있다. 초 고령화 사회로 접어든 만큼 보은군지역사회는 무엇보다 가족윤리를 되찾는데 절대적 노력을 기울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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