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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석묘와 군인들
[1351호] 2017년 11월 02일 (목) 사단법인 한국전통문화진흥원 이사장 이장열 webmaster@boeuni.com
이미 오래 전 이야기다. 경기도 포천에 있는 어느 전방 군부대에서 보낸 문서 한 장이 날아들었다. 내용은 그 부대에서 진입 도로를 확장하면서 나온 지석묘 옥개석을 모두 쓸어서 한곳에 모아두었으니 문화재관리국(현재의 문화재청)에서 가져가라는 것이었다. 순간, 모두가 어안이 벙벙했다.
문서 내용으로 봐서 이미 지석묘 유구는 파괴되었음이 분명했다. “고인돌”이라고도 하는 지석묘는 선사시대 장례풍습의 하나로 지하에 땅을 파고 시신과 부장품을 묻은 후 그 위에 큰 자연석을 올려놓은 것이다. 지석묘는 청동기시대부터 초기 철기시대까지의 매장풍습인 거석분묘이다. 그 시대인들은 죽은 사람의 시신과 함께 사냥할 때 쓰던 무기와 생활용구, 장식용구 등을 묻고 2개 또는 그 이상의 고임돌을 놓은 다음 그 위에 거대한 자연석 뚜껑을 덮은 것이다. 따라서 고인돌을 발굴해보면 그 안에서 화살, 석검, 돌도끼, 가락바퀴, 토기류, 옥장식품 등과 간혹 청동기 유물등 부장품들이 출토된다. 그런데 무식한(?) 군인들이 부르도자로 밀어버리고 그냥 자연석에 불과한 뚜껑돌(개석)들을 한곳에 쓸어모아 두었으니 문화재관리국에서 가져가라는 통지문을 보냈으니 기가막힐 노릇이었다. 순간, 직원들 입에서는 “이런 무식한 군인들 좀 보소. 우리를 ‘정원석 장사꾼’ 정도로 알고 있는 것 아니야?” 하는 거친 말까지 튀어나왔다. 지석묘의 개석은 그냥 자연석에 불과한 것이다. 그 군인들은 무엇이 중요하고 무엇이 중요하지 않은지 구별도 못하는 사람들이었다. 다만 그 돌에도 ”원시인들의 손지문이 닿았을 것이다“라거나 ”그 무거운 돌을 들어 옮긴다고 원시인들이 얼마나 고생했을까?” 하는 아련한 감상적 추억 이외에 개석에서 얻을 것은 거의 없다. 원칙대로 하자면 부대장은 문화재보호법에 의한 처벌을 면할 수 없는 일이었다. 곧바로 과에서는 담당자를 현장에 파견하여 상황을 조사해 오게 하였다. 출장갔다 온 직원의 보고에 의하면 그 군인들이 완전한 무식꾼들은 아닌 것 같더라는 말이었다. 지석묘에서 나온 유물들을 모아서 유리통 속에 잘 진열하여 보관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우리가 역사를 배우는 목적은 무엇일까? 그리고 유적들을 원형대로 보존하고 학술조사를 겸한 정밀발굴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우리 자신은 어디서 온 누구이며 우리가 몸담고 있는 이 지구와 인류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 하는 해답을 얻기 위해서이다. 유적의 주변 환경과 거기서 나온 유물들을 가지고 아득한 과거를 복원함으로서 궁극적으로 우리의 뿌리를 찾자는 노력의 일환인 것이다. 그렇게함으로써 인류와 지구의 미래를 예측하고 인류의 무궁한 생존과 행복을 위하여 오늘날 우리가 해야할 일이 무엇인가를 찾아내는 데 있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자신을 알아야 한다. 우리는 역사의 현장에서 살면서 또한 역사를 창조해나가고 있다. 경작을 위해 밭을 좀 더 깊이 갈다가 튀어나온 하찮은 토기쪼가리에도 관심을 갖는 세심함이 있어야 할 것이다. 하물며 역사유적지를 함부로 파뒤집어서도 안된다. 내가 살기 위해서 과거의 역사흔적을 지워서도 안된다.
앞에서 언급한 그 부대장이 설사 문화재에 대한 의식이 있는 사람이라고 치드라도 유적지를 그렇게 멋대로 파헤치고 유물을 감자캐듯이 캐내는 그런 행위가 바로 도굴이다. 그렇게 도굴된 물건들은 출처(고향)를 모르는 사생아(?)이기 때문에 연구자료로서의 가치를 상실하게 된다. 포천에서 나온 그 유물들이 여기저기 돌아다니다가 스위스의 알프스산, 혹은 미국의 러키산맥 어디에서 나온 것이라고 말한들 그렇지 않다고 증언할 사람은 아무도 없기 때문이다. 도굴과 발굴의 차이점이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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