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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유소와 전기차
<311>
[1346호] 2017년 09월 21일 (목) 최동철 webmaster@boeuni.com
80·90년대, 충주에는 카세트·비디오테이프 관련 세계적 기업인 ‘새한 미디어’가 있었다. 삼성그룹 창업주 고 이병철 회장의 차남이자 ‘비운의 황태자’로 불렸던 고 이창희 회장이 67년에 설립했다. 그가 91년 혈액암으로 사망한 뒤 그의 차남 고 이재찬이 공격적 경영에 나섰다.

하지만 시대의 흐름을 읽지 못했다. 90년대 중반부터 엄청난 시설투자를 시작했지만 97년 불어닥친 외환위기로 회사부채는 눈덩이처럼 증가했다. 더구나 CDP·MDP·MP3 등 새로운 음향기기의 출현과 테이프 산업의 사양화가 맞물렸다. 결국 2000년 경영권이 넘어갔다.

십 수 년 전만 하더라도 사람들은 이른바 ‘워크맨’이라 불렸던 소형 카세트를 들고 다녔다. 생활필수품이라 할 정도였다. 그러나 영원히 지속될 것처럼 보였던 테이프 방식은 어느덧 디지털에 밀려나 사양화 됐다. 지금은 스마트 폰 하나면 듣고, 보고, 촬영까지 할 수 있다.

지난 18일자 일본의 니혼게이자이신문에 주유소의 사양화가 전기자동차 시대를 앞당기고 있다는 흥미로운 보도가 있었다.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20여년 만에 주유소 숫자가 반으로 줄어들었다. 94년 일본 전국에 6만421개의 주유소가 있었는데 지난해 말 3만1467개만 남았다.

하루에 서너 개꼴로 주유소가 문을 닫는다. 그러다보니 농촌지역이 문제다. 시골마을은 40km이상 떨어진 읍에 나가야 주유소 구경을 할 수 있다. 고령화와 인구감소로 경영수지를 맞추지 못한 주유소들이 폐점했기 때문이다.

주유를 하려면 차로 30분 이상 떨어진 곳을 찾아가서 급유해야 했던 한 45세 남자가 유류차를 팔고 전기차를 구입했다. 전기차는 집에 간단한 공사만 하면 언제나 내지는 저렴한 심야전기로 자는 동안 충전할 수 있다. 편리하고 경제적으로도 이익인 일거양득이 됐다.

따라서 일본 농촌지역 등 지방에서는 주유소가 사양화되어 사라지는 대신 전기차 요구가 더욱 가속화 될 것이라는 얘기였다.

한편 주유소 사양화에 대해 일본 국영 NHK 방송에서도 보도한 바가 있다. 논조는 달랐다. 즉, 농촌지역의 저출산과 고령화로 인구가 감소되어 자동차 이용자가 줄어들었을 뿐만 아니라 운전자도 줄어들어 운행 자동차 대수가 줄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한국도 주유소가 줄고 있다. 한국주유소 협회에 따르면 현재 전국의 주유소 숫자는 11,065곳으로 2년 동안 1천여 곳이 줄었다. 2010년 전국에 13,004곳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줄곧 감소세로 전환했다. 한국의 경우 아직까지는 과열경쟁으로 인한 채산성 악화가 주원인이다.

보은군내 등록 주유소는 30곳으로 아직 걱정할 단계는 아니다. 다만 시대적 변화의 흐름을 잘 읽어 점점 현실화되는 인구절벽, 전기차시대 도래에 따른 사전 대비가 요청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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