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명 장수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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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명 장수시대
  • 최동철
  • 승인 2017.09.07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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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명한 하늘이 드높다. 벌써 가을이다. 심각한 봄 가뭄과 기상이변으로 인한 예기치 않은 장마로 밭농사는 엉망이 됐다. 그나마 악착같이 살아남은 과수가 고맙게도 결실을 맺어줬다. 인생도 식물과 같다. 어떤 이들은 온갖 사건사고로, 또는 병마와 시간과 속절없이 싸우다가 사라져 갔다. 운 좋고 건강수명유지를 위해 노력한 사람들만 행복을 만끽하며 오늘을 살아간다.

올 해 세계보건기구(WHO)의 자료에 따르면 경제협력기구(OECD) 35개 회원국 중 한국 여성의 기대수명이 세계 최초로 90살을 넘어섰다. 한국 남성의 기대수명도 84살로 사상 처음 세계 1위에 올라섰다. 2030년에 태어나는 아이부터 해당된다. 어쨌든 우리나라가 향후 세계 최장수 국가가 된다는 예측보고서다.

지금까지 여성 기대수명이 세계 최장수국이던 일본은 한국과 프랑스에 이어 3위로 밀렸으며, 남성의 기대수명도 4위에서 11위로 뒤쳐졌다. 미국인은 기대수명이 여성 83살, 남성 80살로 조사 대상국 중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미국 사회는 조사대상국 중 유일하게 보편적 건강보험이 없는 나라라는 게 그 이유가 됐다.

연구를 주도한 마지드 에자티 임페리얼칼리지런던 교수는 “복지제도와 의학발전 덕분에 90살이라는 인간의 평균 기대수명 장벽이 돌파됐다”면서 “한국인들이 교육과 영양의 혜택을 더 많이 평등하게 누리고, 고혈압을 잘 관리하고 있으며, 비만 율이 세계 최저 수준”이라고 한국인 기대수명의 급증 이유를 설명했다.

기대수명이란 출생아가 앞으로 생존할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생존연수를 말한다. 결국 병이 들면 치료할 수 있는 발달된 의료기술과 받을 수 있는 보편적 복지혜택, 풍부한 영양 섭취 등이 기대수명을 늘린다. 또한 기대수명이 증가하면 노인인구 또한 증가할 것임으로 자연스레 노후보장 정책수립이 절실해진다.

최근 서울시 자료에 따르면 10년 사이 혼자 사는 노인이 2배 넘게 급증해 65세 이상 노인 4명 중 1명이 홀몸노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 기준 전체 노인의 22.2%인 28만1068명이 해당됐다. 성별로는 여성이 남성보다 2배 이상 많았다. 황혼이혼, 가족유대감 붕괴 등이 원인이 됐다. 홀몸노인 중 약 23%가 기초생활보장수급자나 저소득층으로 집계됐다.

보은군에도 홀몸노인이 증가하면서 지원 대책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노후대책 없이 수명만 늘다보니 가난한 노인들이 늘게 됐다. 부모 부양을 당연시했던 유교 문화도 흐릿해지는 사회 분위기로 변화하고 있다. 부모의 노후 생계는 이제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젊은 세대가 갈수록 늘고 있다. 하지만 그런 풍조를 탓할 수만은 없다.

젊은 세대 층조차 살아가기 힘든 세태가 됐기 때문이다. 그들 역시 자녀교육·노후 등을 걱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수명이 점차 늘어나고 있지만 준비해야 할 것이 첩첩산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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