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 명품 진단(1) … 대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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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은 명품 진단(1) … 대추
  • 송진선
  • 승인 1998.03.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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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 보조병 걸려 지원받는데 급급
보은대추현재
척박한 땅에 꽃힌 대추나무, 빗자루병을 견디지 못해 죽은 고사목, 관리를 하지않아 잡초가 무성한 이름하여 대추과수원, 보조금준다니까 한번 해볼까 하는 불확실한 의지. 꼬집어 비판한 보은대추의 현실이다. 여기에 철저한 빗자루병 방제, 품질향상, 선진지 견학, 교육참석 등으로 대추분야에서는 최고가 되겠다는 프로정신으로 임해 대추를 실질 소득작목으로 육성 부농이 된극히 일부의 선도적 대추농가가 있을 뿐이다. 이들에 따르면 사과나 배, 그리고 고추등에 쏟는다면 누구나 대추로 큰 소득을 올릴 수 있다고 전망한다.

따라서 보은의 명물 대추의 명성을 살리고 또 경쟁력 확보를 위해 대추나무 육성사업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가 절대 필요하다. 군에서는 지역의 새로운 소득작목 육성을 위해 과학영농특화 사업에 이를 포함, 지방비 보조끼지 해주면서 명품화 사업을 서둘렀다. 94년부터 지나해까지 군내 541농가에 도비와 군비 5억6330만원을 지원, 251ha에 대추나무를 식재했다. 또한 보은농협에서 운영하고 있는 대추 가공공장, 저장시설, 건조장 등 가공 및 유통시설에 지방비 7억6664만원을 포함해 총 16억1440만원이 투입 보은 대추의 경쟁력 확보에 많은 예산이 투입되었다.

올해도 신규 과원조성 사업에 82농가가 참여, 지방비 보조와 자부담까지 2억8000만원이 소요된다. 그러나 대부분의 대추나무 식재농가가 빗자루병에 대한 처방을 하지않고 생산성이 떨어지는 토양에 식재하는 등 관리부실로 많은 농가가 실패했다. 그동안 보은대추 살리기 사업에 참여한 많은 농가들은 대추로 소득을 올리겠다는 확신도 없이 보조금을 주니까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사업에 참여한 것이 사실이다.

이에따라 사업시행 첫해인 94년에는 묘목당 50%씩 보조금을 주자 보조금을 받을 요량으로 161농가가 참여해 6만1506본을 식재했으나 50%가까이 고사되었으며 96년도에도 40% 가까이 고사되는 결과가 나왔다. 이에따라 군에서는 97년부터는 대추나무 과원조성 사업을 신청한 농가들을 대상으로 토지를 사전 조사해 대추나무가 적지에 식재되도록 관리해 90%이상 살리는 효과를 거뒀다.

빗자루병 대처 미온
대추나무의 암인 빗자루병은 한 번 발병하면 나무가 고사하기 때문에 재배 농민들이 입는 피해가 상당히 크다. 그동안 빗자루병 치료제 개발을 위해 각계에서 노력하고 있고 또 군에서는 2000만원을 들여 한국 화학연구소에 용역, 빗자루병 예방 및 방제 연구를 했으나 기존 농민들의 수준보다 크게 향상되지 않았다. 농민들에 따르면 군에서 이에대한 적극적인 의지가 부족하다고 비판하고 있다.

2000만원으로 치료제 연구를 하라고 하는 것은 무리라는 얘기다. 더구나 단기간에 끝나는 것이 아니고 연차사업으로 지속적으로 빗자루병 치료제 개발을 위한 노력이 없다는 것. 현재 군내의 경우 빗자루병은 테라마이신을 이용 엽면 시비법으로 치료를 하고 있으나 대추 집산지로 알려진 경북 경산군의 경우 병에 걸린 나무는 즉시 뽑고 보식하는 방법으로 다른 나무에 까지 확산되는 것을 막고 매년 전지전정을 실시, 나무를 작게 키우는 방법으로 방제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아직 어느 방법이 더 좋다고 판정하기는 이르나 국내적으로 대추 선도농가라고 할 수 있는 그나마 유관형씨(보은 대추작목반장) 등 군내 선도적 대추농가는 기존 수간주사법에서 엽면살포법으로 바꿔 치료 뿐만 아니라 예방 효과도 거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관형씨에 따르면 "빗자루병 치료효과가 있는 테라마이산에 정착제를 섞어 촉 틀때부터 대추꽃 피기 전까지 1년에 5~7차례 엽면 살포하면 대추해갈이도 하지 않고 결실이 많다"고 설명했다. 현재 군내에는 이 방법으로 빗자루병을 치료해 상당한 효과를 거두고 있으나 약제구입에 드는 비용이 만만치않아 군비 보조를 희망하고 있다.

대추 고을 명성 되찾아야
보은군의 얼굴있는 농산물이라면 바로 대추이다. 현재의 보은대추는 알이 작은 토종이 아니라 개량종이지만 육질이 얇고 당도가 높아 전국적으로도 우수한 품질을 자랑하고 있다. 품평회에 내놓아도 최우수 품질을 받을 정도로 보은대추의 품질이 우수하다는 것은 자타가 공인하고 있다. 그래서 전국 최초로 지난 95년 품질인증을 받기도 했다. 충분히 경쟁력이 있을 뿐만 아니라 보은대추에 대한 선호도도 매우 높다.

그런데도 보은이 대추고을이라는 것이 옛말이 될 수 있는 위기에 처해있다. 이는 재배농민뿐만 아니라 당국의 의지 부족등에 기인한다. 경산군의 경우 햇볕이 잘 들고 기반정비가 잘된 사질양토를 선택해 식재하고 있다. 고속도로를 달리다 보면 잘정리된 경지에 조성된 대추과 수원이 한눈에 대추고을임을 알 수 있게 한다. 이는 시각적으로 각인시키는 효과도 크다. 그러나 대추고을인 보은의 경우 주변에서 대추나무를 찾아보기가 힘들 정도다.

과거 출향인들로 부터 성금까지 지원받아 조성된 대추 가로수 조성 사업은 계획만 화려한 잔치에 끝났다. 사과나무나 매 바무의 경우 경지정리가 잘된 논에 심는 반면 대추는 아직도 산비탈 밭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마로면이나 회북면이 최근 논에 배나무를 대량 식재한 것과 같이 대추나무도 기반정리가 잘된 농경지에 과원을 조성하는 등 농민들의 기본적인 의식개혁이 필요하다.

또 고추는 비만 한번 와도 탄저병약을 살포하면서 대추나무 빗자루병 방제에는 인색한 것이 사실이다. 농민들의 의지가 이럴진대 시행부서만 나무랄 수는 없다. 우선 농민들의 대추를 살리겠다는 의지가 확고해야 한다. 더불어 군도 공문행정이 아닌 실질 농민들이 겪는 애로 해결 및 대추나무 육성 사업에 대한 보다 치밀한 계획하에 현장 행정으로 경쟁력을 갖춘 대추 명품화 사업이 적극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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