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문화재청과 충북 산림환경 연구소 등에서는 정이품 소나무의 혈통을 보존하기 위해 정이품송의 2세를 얻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이미 정이품송 주변의 자목이 이러한 결실이다. 그러나 임업연구원은 네가지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첫째 역사 또는 전통문화적인 측면에서 정이품송은 정이품이라는 높은 벼슬을 하사받은 남성이므로 부계 혈통을 보존해야 한다는 것.
둘째 정이품송을 모계로 해서 혈통을 보존한다고 해도 아비는 어느 나무인지 모르기 때문에 나무의 족보인 혈통을 밝힐 수가 없다는 점.
셋째 정이품 벼슬은 당시 시대상황으로 보아 품격이 매우 높아 일반 서민과 혼례를 하는 것은 정서상 옳지 않다는 것.
넷째 정이품송의 꽃가루로 암꽃에 가루받이가 되는 경우가 있으나 소나무의 특성상 자기 꽃으로 가루받이가 되면 씨앗이 잘 형성되지 않거나 형성된다고 해도 좋은 나무로 자랄 수 없다.
따라서 배필은 정이품송의 벼슬에 상응해야 하는데 이번에 간택한 준경릉 신부목은 조선 태조 이성계의 5대조 묘 일대 소나무 미림 중 간택된 것이다.
이번 정이품송의 혼례를 위해 임업연구원은 신부목 암꽃과 개화시기를 맞추기 위해 4월30일 정이품송의 수꽃 중에서 가장 건강한 것으로 엄선해 봉지를 씌우고 개화를 촉진시키다가 지난 4일 채취해 삼척으로 옮겨놓았다.
역시 신부목도 수꽃인 정이품송만의 화분을 받기 위해 미리 암꽃에 봉지를 씌워놓았으며 화분교배 이후 2주 후에는 신부 꽃에 씌운 봉지를 개봉하게 된다.
정이품송과 준경릉 소나무의 교배로 내년 가을경 씨앗을 맺어 오는 2003년 여름 정이품송 혈통의 2세 소나무를 얻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임업연구원은 정이품송으로부터 얻은 2세는 나무의 족보인 가계도(pedigree)를 작성해 속리산은 물론 독립기념관, 현충사 등 역사적 의미를 지닌 장소에 심을 계획이며 일부는 소실될 것에 대비해 임업연구원 혈통보존원 또는 유전자은행에 보존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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