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울뿐이었던 농업공약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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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울뿐이었던 농업공약들
  • 최동철
  • 승인 2017.06.08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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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선 때도 출마 후보들은 억지춘향식이나마 나름의 농업공약을 내세웠다. 다분히 농촌 유권자의 표를 의식한 구색 갖추기로 보였다. 실현이나 실천 가능성은 좀체 높지 않았다. 그나마 관심을 표명해주어 고맙다는 정도에서 감지덕지해야 했다.

농정 실패라 할 수 있는 9년간의 집권당 출신, 홍준표 후보는 이른바 ‘김영란법’에서 농축수산물과 임산물을 제외하는 법 개정, 농업정책 자금 금리 인하와 농업장려책으로 농업소득증대 및 잘사는 농업인·농촌을 만들어 돌아오는 농촌시대를 열겠다고 공언했다.

국민의 당 안철수 후보는 대통령 직속 농업발전위원회를 설치하고 식량 주권확보, 영농인재 육성, 맞춤형 영농지원서비스 확대, 식품 안전·위생·질병 일괄 시스템 구축과 농어촌 지역의 교육·의료·문화·환경을 향상시키겠다는 그야말로 꿈같은 포괄적 약속을 나열했다.

집권당 출신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도 쌀 산업 생산조정제 도입, 지방정부와 협동조합에 예산집행의 자율성 부여, 가축질병 효율적 대응, 청탁금지법에 대한 현실적 대안 모색 등 이상적인 내용을 내걸었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보다 구체적 방안을 내놓기는 했다. 친환경 쌀 직불금 헥타 당 400만원 지급, 65세 이하 농업인에게 월 20만원 지급, 대북 쌀 지원 재개, 마을공동생활주택 등 지원을 약속했다.

하지만 이들 4명의 후보는 결국 낙선했으니 내걸었던 공약도 물거품이 됐다. 하기야 농촌현실과는 동떨어진 허울뿐이었던 공약들이었으니 미련을 가질 이유는 없다. 다만 오늘날과 앞으로 벌어질 농촌 현실을 정치지도자들이 제대로 직시하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요즘 농촌현실은 갈수록 피폐해지고 있다. 농약과 비료, 농기구 값은 해마다 오른다. 반면 농산물 가격은 정체됐거나 오히려 떨어진다. 기후변화로 농작물 생리장애는 매년 심해지고 있다. 악전고투 끝에 농산물을 생산해도 수입농산물과의 경쟁으로 판로확보가 힘들다.

농촌 고령화로 일손이 부족해 짓던 농사도 이미 손을 떼었거나 조만간 포기해야 할 판이다. 한 시절 북적이던 학교는 곧 폐교될 순서에 등재됐다. 거개 젊은이는 더 나은 교육환경과 취업을 위해 대처로 떠나갔다. 농촌에 남은 것은 노인과 빈집과 녹슬고 고장난 농기계뿐이다.

이번에 당선된 문재인 대통령의 농업관련 공약을 흩어보자. 대통령 직속 농어민특별위원회를 설치하고 농업수석비서관 임명, 공공급식 전면 확대와 과일 간식·급식 실시, 농촌 국공립보육시설 확충 및 공공병원 설립, 농어업 산업재해보험제 시행, 가축전염병 방역체계 강화 등이다.

어쨌거나 문재인 정부는 농심(農心)이 신명나게끔 모든 지원을 쏟아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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