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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회는 싸우라고 있는 곳?
[1329호] 2017년 05월 18일 (목) 김인호 기자 kih2770@yahoo.co.kr
“고은자 의장=중초1리 도로비사업비 1500만원, 원갑희 의원=한중리·세중리 농로 포장 공사 등 5건 6200만원, 최부림 의원=장갑2리 하천 정비 공사 등 3건 7000만원, 박경숙 의원=길상2리 마을 쉼터 공사 등 4건 8000만원을 각각 배정했다. 반면 “하유정·박범출·최당열 의원은 지역구 읍면을 통해 숙원사업을 제출했지만, 한 푼도 배정받지 못했다. 정경기 의원은 삼승면이 요구한 사업과 중복돼 배정받지 못했다.”
보은군 1차 추경예산 심의에 따른 여진이 지속되고 있다. 이번에는 백지삭감 조서를 제출한 의원들과 집행부가 추경 원안 가결을 조건으로 밀실거래를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최당열·하유정 의원은 지난 8일 열린 의정간담회에서 "지난 4월 5일 307회 임시회 2차 본회의 당시 집행부가 요구한 추경예산안(568억) 원안 가결에 대해 백지 삭감조서를 낸 일부 의원에게만 숙원사업비를 배정한 것 아니냐"고 따졌다.
최당열 의원은 12일 열린 본회의장에서도 “1회 추경 때 각 실과소단, 읍면 단위 소규모 사업은 지난 2월 24일 이미 예산편성이 끝난 상태였고 고은자 의장도 ‘예산편성 시기를 놓쳐 의원들의 요구사업이 반영되지 못했다’고 말했으며 담당공무원도 이를 확인했다”고 했다. 하지만 “예산편성 기간이 한참 지난 4월 초 자유한국당 소속 의원들이 제출한 사업비만 예산에 편성됐다. 이 같은 결과는 고 의장이 1회 추경 당시 원안 가결을 조건으로 집행부와 밀실 거래한 의혹을 사기에 충분하다”며 해명을 촉구했다.
보은군과 공격 대상이 된 해당 의원은 이에 대해 “사업비 반영은 정당한 절차를 거쳐 합법적으로 진행됐다. 일부 의원의 지역구 숙원사업이 추경에 반영되는 않은 것은 예산 신청 마감시일(2월 24일)이 끝난 후(3월 4일) 접수가 되었기 때문이다. 정경기 의원의 신청 건은 삼승면이 요구한 사업과 중복돼 배정받지 못한 것”이라며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는 불쾌해했다.
1위와 2위를 다투는 냉엄한 승부의 세계도 아니면서 죽기 살기로 싸우는 듯한 인상이다. 추경안을 둘러싼 싸움이 두 달 가까이 진행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이 싸움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갈등과 분열을 조정하고 진화시켜야 할 의원들이 혹여 불필요한 전선을 형성해 하반기 의장단 선출 이후부터 계속 세력다툼을 하고나 있는 것은 아닌지.
해당 지역주민들은 예산편성을 둘러싸고 자기 지역구 의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이 사안의 진위는 당사자가 아니라 모르겠다. 그럼에도 집행부 말처럼 예산 신청 마감일이 지나 읍면숙원 사업 예산을 편성하지 못한 것이라면 시일을 놓친 의원들의 잘못일 테고 그렇지 않다면 뒷거래 의혹을 충분히 제기할 수 있는 사안이다.
의회는 어쩜 싸우라고 있는 곳이기도 하겠다. 집행부와 그리고 의견이 다른 의원 간 견제를 하기 위해서는 때에 따라 싸움이 동반될 수밖에 없다. 그런데 명분과 목적이 분명해야 한다. 타깃도 분명해야 한다. 그 타깃이 내부를 정조준 하는 것이라면 싸움의 양상이 달라진다. 진중에 진중하지 못하면 자칫 자기 얼굴에 침ㅤㅂㅐㄷ는 격이 될 수 있다.
정치와 한정된 예산의 배분은 타협의 산물이다. 줄 것은 줘야 취할 수 있다. 수가 모자랄 때는 더욱 그렇다. 그래서 의원 역할하기가 어렵다. 이 기회에 의정 활동에 실명제 도입이 검토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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