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만장, 5월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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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만장, 5월의 역사
  • 최동철
  • 승인 2017.05.18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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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5월은 가정의 달이다. 어린이날(5일), 어버이날(8일), 입양의 날(11일), 성년의 날(15일), 부부의 날(21일) 등이 오월에 속해있다. 다만 역사를 거슬러 더듬어 보면 우리나라의 5월은 근세사까지도 파란만장했다.

1592년 5월23일 임진왜란이 발발했다. 일본을 통일한 토요토미 히데요시가 막강한 군사력을 보유한 군벌의 불만을 외부로 분출시키려 조선을 침략했다. 숱한 내전으로 실전에 단련된 약 20만 명의 대군이 세 갈래로 나뉘어 노도처럼 진격해 왔다.

침략 당일 부산진성과 동래성이 함락됐고, 불과 20일 만에 한양이 점령됐다. 무능했던 통치자 선조는 백성을 내팽개치고 여차하면 명나라로 망명하려고 의주까지 도주했다. 휴전협상 기간 3년여와 결렬 후, 정유재란까지 7년간을 항전했다. 국토는 피폐됐고 많은 희생이 있었다.

1961년5월18일은 이틀 전 군사쿠데타를 일으킨 박정희 육군소장이 ‘군사혁명위원회’를 ‘국민재건최고회의’로 바꾼 날이다. 입법·행정·사법의 3권을 행사했던 통치기구다. 곧 의장인 장도영을 추방하고 추대형식으로 스스로 의장이 됐다.

1980년5월18일은 광주 민주화 운동 발생일이다. 자료에 따르면 전두환 육군소장 등 신군부세력이 정권찬탈을 위한 목적으로 시위군중에 발포 등 무력진압 행위를 했다. 항거했던 시민뿐만 아니라 중학생 등 무고한 사람도 희생당했다. 올해는 ‘임을 위한 행진곡’이 제창된다.

2006년5월20일, 당시 한나라당 대표로서 서울시장선거 후보지원 유세를 하던 박근혜 전 대통령이 커터칼에 의한 피습을 당했다. 제18대 대통령 재임 때인 2014년5월19일에는 세월호 침몰사고 대국민사과를 하던 중 뜻밖의 ‘해양경찰청 해체’를 결정해 어안을 벙벙케 했다.

2009년5월23일 아침, 머리를 아득하게 할 만큼의 충격적 비보가 전해졌다. 퇴임 후 경남 김해 고향으로 낙향하여 농부의 삶을 즐기던 제16대 노무현 대통령의 참변이다. 봉하마을 자택 뒷산 부엉이바위에서 경호관에게 담배 한 대 얻어 피운 뒤 투신했다.

대통령 재임 중 전임 김대중 대통령의 ‘6·15남북공동선언‘ 등 ‘햇볕정책’을 계승해 남북통일을 위한 평화공존에 공을 들였다. 평양을 직접 방문해 남북 공동 번영의 내용을 담은 ‘2007 남북정상 선언문’도 발표했다.

허나 후임 이명박 대통령은 2010년5월24일, 천안함 폭침 사건에 대응하는 남측의 수단으로 ‘5·24대북제재조치’를 발표했다. 북한선박의 남측 해운운항 전면 불허, 남북교류 중단, 대북신규투자금지, 대북지원사업의 원칙적 보류 등이었다. 이후, 현재까지 남북한은 냉랭한 상태다.

5월10일, 문재인 제19대 대통령이 취임했다. 내년 5월은 과연 어떤 역사가 펼쳐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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