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23, 24,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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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23, 24, 25일
  • 최동철
  • 승인 2017.02.23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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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4년 2월23일. 대한제국과 일본제국간에 ‘한일의정서’가 체결됐다. 어리석고 어리석어 무능하고 무기력했던 조선왕 중 한 명인 고종이 통치하던 때였다. 러일전쟁 중이었던 일제는 중립을 선언한 대한제국 황궁을 무력 점령한 뒤 이른바 ‘조일공수동맹’을 맺었다.

대한제국을 일제의 군사기지로 제공한다는 등의 내용이었다. 조약체결에 반대하고 저항했던 대신들은 납치하는 한편 고종의 조카이자 내부대신 이지용에게는 1만 엔을 주고 매수해 일제 공사 하야시 곤스케와 조약에 서명케 했다. 대한제국 국권을 빼앗기는 시초였다.

1637년 2월24일. 삼전도의 굴욕이다. 인접국의 정세조차 제대로 읽지 못했던 아둔한 조선 16대 왕, 인조가 병자호란 때 남한산성에서 항복한 날이다. 무릎을 꿇고 세 번 절 할 때마다 세 번 머리를 땅에 찧는 항복의식 ‘삼배구고두례’를 청나라 초대 황제 숭덕제에게 행했다.

2013년 2월24일. 4년 전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 날이다. 이날 취임식을 묘사한 한 언론은 ‘군복 빛깔인 올리브색 재킷을 입고 군으로부터 충성서약을 받은 박 대통령은 아버지 박정희의 이름을 말하지는 않았지만 아버지 시대를 연상케 했다’고 적었다.

실제로 박대통령은 20분 동안의 취임연설에서 국민중심의 행복경제는 다시 ‘한강의 기적’을 이루는 것이라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하면 된다’는 신념도 말했다. 북한에 대화제의는 없었다. 오히려 핵 추구를 해서 고립되지 말고 핵 야망을 내려놓으라고 경고했다.

당시 보수, 진보, 중도성향의 국내 언론 대부분은 박대통령이 아버지 시대를 향해 있다고 적시했다. 또한 아버지 때와는 시대와 세대양상이 달라졌기 때문에 그 때와 다른 국정운영의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고 예단했다.

외신도 비슷한 뉘앙스였다. 군사독재자의 딸이라는 언급을 하고 딸 대통령이 아버지 대통령의 국정운영방식을 따라갈 뜻을 보였다고 전했다. 결과적으로 현재 박대통령은 직무정지 중이다. 내일(24일)은 헌법재판소의 최종 변론일이고 3월9, 10일쯤 탄핵여부가 결정될 것이다.

1997년 2월25일은 탈북하여 남한으로 망명한 이한영이 집 앞 현관에서 남파 공작원에 권총 피살된 날이다. 지난 13일 말레이시아 국제공항에서 북한 공작원이 사주한 두 외국여성에게 독살된 김정남의 이종사촌 형이다.

김정남은 아버지 김정일의 전처 성혜림과 사이의 장남이다. 이한영은 성혜림의 언니 성혜랑의 아들이다. 1982년 남한에 온 이한영은 김일성 일가의 치부를 밝히는 저술활동을 했다. 특히 김일성의 숨겨 둔 사생아가 있음을 폭로했다. 영화 ‘의형제’의 모티브가 됐다.

각설하고 23, 24, 25일까지만 넘긴다면 당황스런 구제역도 끝이다. 꼭 그렇게 되기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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